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57)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55),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61)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검사장 노정환)은 30일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 사장을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백운규 전 장관은 월성 1호기 폐쇄에 앞서 원전 경제성이 의도적으로 낮게 측정되도록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측 경제성 평가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백 전 장관이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 폐쇄와 즉시 가동 중단을 지시하고 산업부 실무진을 시켜 한수원 경영진을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가스공사 사장인 채희봉 전 비서관 역시 한수원 경제성 평가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 등에게 권한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정재훈 사장은 백 전 장관의 즉시 가동중단 지시에 따라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 결과를 조작한 후 이사회를 기망해 즉시 가동중단 의결을 이끌어내고 한수원에 1481억 원 상당의 손해를 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을 수사한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백 전 장관과 정 사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해야 한다고 대검에 보고했지만, 백 전 장관의 배임 혐의는 공소사실에서 일단 제외됐다. 배임 혐의는 필요할 경우 추가로 기소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 전 장관이 정 사장의 배임과 업무방해를 교사한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나머지 피고발인들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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