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 학생-학부모 대회… 김금희-안보윤 작가 등 다수 배출
코로나19 여파로 야외행사는 중단… 사전 접수 없이 우편으로 작품 공모
새얼문화재단이 해마다 인천에서 열고 있는 ‘새얼 전국 학생·학부모 백일장’이 올해로 36회째를 맞았다.
1986년부터 열린 백일장은 첫 회부터 동아일보사의 후원을 받아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전국의 초중고교생 13만여 명과 학부모 1만5000여 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국내 최대 규모의 문예대회로 자리를 굳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백일장에는 지금도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이 거쳐 가 눈길을 끌고 있다.
1회 백일장에서 초등학교 3·4학년부 시 부문 장원에 뽑힌 시인 이용임 씨는 2007년 등단한 뒤 ‘안개주의보’ ‘시는 휴일도 없이’ 등과 같은 시집을 잇따라 내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3회 백일장에서 초등 3·4학년부 산문 부문 차하를 수상한 소설가 김금희 씨는 2015년 젊은작가상을 시작으로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5년 ‘악어떼가 나왔다’로 등단한 소설가 안보윤 씨는 11회 백일장에서 중등부 산문 부문 차상을 받았다. 이어 이상문학상과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열린 15회 백일장 고등부 시 부문 장원을 차지한 시인 유병록 씨는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붉은 호수에 흰 병 하나’로 등단한 뒤 다수의 시집을 내며 젊은 시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을 인솔해 갔다가 백일장에 참가하게 된 초등학교 교사도 문인으로 등단했다. 5회 백일장에서 어머니부 시 부문 장원에 오른 구경분 씨는 그 뒤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가 시인이자 아동문학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문단 최고의 다른 작가들과 함께 백일장 심사위원으로 초대돼 후배 문사(文士)들이 정성껏 써낸 작품을 엄선하고 있다.
백일장은 해마다 봄에 진행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야외 행사는 중단했다. 올해는 사전 접수 없이 우편(인천 중구 서해대로 366 정석빌딩 신관 803호)으로만 작품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원고지를 내려받은 뒤 공지된 주제에 맞는 글을 자필로 써 5일까지 보내면 된다. 시와 산문 2개 부문에서 초등 3·4학생부, 초등 5·6학생부, 중학생부, 고등학생부, 학부모부 등으로 나눠 작품 심사를 한다. 장원, 차상 등 수상작은 심사를 거쳐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수상작은 재단이 2만 부 이상 발행해 전국 도서관 등에 배포하는 ‘새얼문예’에 실린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참가자들이 백일장을 통해 문학적 감성과 꿈을 마음껏 펼쳐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1983년 설립된 새얼문화재단은 1만 명이 넘는 후원회원이 매달 내는 회비와 재단기금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출판,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백일장과 함께 국악의 밤, 가곡과 아리아의 밤 같은 문화행사를 해마다 한 차례 연다. 또 분기마다 발행하는 계간지 ‘황해문화’(1993년 창간)는 수준 높은 학술, 교양, 문학작품을 소개한다. 1986년부터 인천지역 조찬포럼의 효시 격인 ‘새얼아침대화’를 매달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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