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채 탈북 동기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50대 탈북민이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1일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규철)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52)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52)는 지난 2월 12일 오전 술자리를 갖던 지인 B 씨를 심한 말다툼 끝에 19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 둘은 비슷한 시기(2006~2007년)에 몽골을 거쳐 입국한 탈북민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툼은 A 씨의 이직 문제로 시작됐다. 2019년부터 B 씨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던 A 씨는 사건 당일(2월 12일) B 씨와 술을 마시며 다른 탈북민이 운영하는 공장으로 이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B 씨가 크게 분노해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나오자 A 씨가 이를 막는 과정에서 흉기를 빼앗아 찔렀다는게 A 씨 주장이었다. 정당방위를 주장한 셈이다.
하지만 검찰은 A 씨의 양손과 옷가지를 조사한 뒤 훼손당한 흔적이 없음을 알게 됐고 A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정황상 흉기를 뺏는다면 추가적인 방어가 필요 없었음에도 A 씨는 방어 행위와 관련 없는 공격을 시작했다”라며 “A 씨의 행위가 정당방위, 과잉방위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A 씨는 지난 2009년에도 술을 마시던 중 훈계조로 말을 했다는 이유로 후배를 흉기로 찌른 뒤 합의 끝에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유족은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이전에도 살인미수죄로 처벌받은 것을 포함해 다섯 차례 형사처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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