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집결을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서울 도심 집회를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수도권 거리두기 조정안의 시행마저 미뤄졌지만 민주노총이 집회 강행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원 이모씨(30)는 뉴스1에 “아무리 의미가 좋아도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확진자가 늘어나는 마당에 대규모 도심 집회를 하는 것은 다 같이 힘들어지자는 말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모씨(67)도 “어려운 시기에 그들이 굳이 나서려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집회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꼭 집회를 하겠다면 참석자를 줄이고 거리두기를 엄수해 다른 사람에게 일절 피해가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지적처럼 시민들은 이번 민주노총 집회가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마저 미룰 정도로 방역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개최되는 것을 특히 걱정했다. 지난해 보수 단체의 광복절 집회로 확진자가 증가했듯 이번 집회로 확진자가 늘고 개편 거리두기가 추가로 미뤄지면 시민 불편이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편 거리두기안에 따르면 1일부터 사적모임 인원이 4명에서 6명으로 늘고 음식점과 카페의 영업시간도 오후 10시에서 자정으로 연장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도권 신규 확진자의 급증으로 서울시·경기도·인천시는 개편 거리두기 안의 시행을 7일로 연장한 상태다.
회사원 김모씨(35)는 “방역에 위험을 끼치는 일은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뤄질 정도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 왜 대규모로 모이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씨(26)는 “집회 참가자끼리 서로 감염시킬 수 있지만 자칫 집회와 무관한 일반 국민도 감염될 수 있다”면서 “이번만은 집회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앞서 지난달 15~16일 ‘과로사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택배노조 상경투쟁에서 조합원 2명이 확진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이번 집회를 우려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최 장소가 야외라도 사람이 모이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며 “확진자가 나오면 집회의 목표와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방역의 측면에서만 보면 정부는 금지 권고에도 강행되는 집회에 합당한 제재를 해야 한다”며 “수도권 방역 완화 방침이 철회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주최 측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실외에서도 밀접 접촉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대규모 집회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강행 의지를 밝힌 민주노총은 여의도와 종로, 남대문 등에 9인씩 모이는 집회 97건(873명)을 신고한 상태다. 이들은 Δ산업재해 사망 방지 대책 마련 Δ비정규직 철폐 및 차별 시정 Δ코로나19 재난시기 해고 금지 Δ최저임금 인상 Δ노조할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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