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PA 브랜드 스파오가 모던 한복 브랜드 ‘리슬’과 컬래버레이션 한 생활 한복을 출시한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이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국어와 영어로 “한국 도둑, 너희들의 더러운 손과 추악한 몰골로 우리 중국의 역사 문화를 훔치지 마라”, “중국 송나라 의상을 훔치는 거냐”, “중국 문화 유물을 사용해 가짜 한복을 만들지 마라”, “중국 의류 문화를 사랑해 주시는 한국 네티즌 여러분 감사합니다” 등의 글을 도배했다.
앞서 출시된 스파오의 생활 한복이 송나라 시대 한푸(汉服·중국 한족의 전통의상)와 비슷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푸는 윗옷과 발목 길이의 치마로 구성돼 옷깃을 항상 오른쪽으로 여미어 음양의 조화를 내포한다.
중국의 한복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방영된 중국 드라마 ‘소주차만행(少主且慢行)’에서 시녀 역할 배우들이 한복과 유사한 ‘치마저고리 차림’으로 등장하곤 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한복을 중국의 하위문화로 인식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명나라 배경 드라마 ‘성화 14년(成火 14年)’에서 주인공이 갓과 망건을 쓰고 나온 바 있다.
김치에 이어 한복마저 논란이 일자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동북공정의 일환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북공정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부 만주 지역의 역사 연구 프로젝트다.
이에 한 국제관계 전문 교수는 ‘동북공정’이라고 보는 건 다소 과한 주장이라고 전했다. “동북공정은 국가 차원에서 행동하는 것이지만 지금 상황은 중국 네티즌들 개개인이 함부로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두(百度·중국 포털사이트)처럼 권위 있는 공간에 잘못된 사실이 게재되는 건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부 전문가는 이 논란을 통해 한복을 더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 상황을 역이용해서 오히려 우리의 전통문화를 전 세계로 알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화 한국 이미지커뮤니케이션 이사장은 “쇠도 달궜을 때 때려야 한다고 SNS에서 논란이 될수록 감정적인 대응 대신 한복의 아름다움과 한국의 정체성을 지속해서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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