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대기정체로 동서 흐름인 편서풍이 약해지고 북쪽으로부터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의 유입이 잦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부근에서 정체전선이 지속해서 활성화해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위치하면서 정체전선의 북상을 저지해 장마가 예년보다 열흘에서 2주 가까이 늦어졌다. 중부는 1987년 7월5일, 남부는 1992년 7월9일, 제주도는 1982년 7월5일 이후 가장 늦게 장마에 들어간다. 전국 동시 장마가 시작된 건 1973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6번째다.
특히 시작과 동시에 많은 비가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3일 늦은 밤부터 4일 오전 사이 전국 곳곳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시간당 50㎜는 마치 양동이로 퍼붓는 수준의 폭우다.
본격적으로 장마철에 접어든 만큼 다음 주에도 내내 비 소식이 있다. 월요일인 5일은 전남권·경남권·제주도, 6일은 남부지방, 7일은 충청권으로 비가 확대된다. 8~10일 전국에, 11과 12일은 전라권과 중부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오는 12일까지 정체전선이 북상하고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는 날이 많다”며 “특히 5일과 6일은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축대붕괴와 산사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장마가 작년처럼 길게 이어질 가능성은 없을까.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시작 시기의 기압계를 보고 한 달 뒤 끝나는 시점의 기압계를 전망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장마 종료시점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느냐의 문제다. 장마가 향후에 어떻게 될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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