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집회강행 예고에 검문소·차벽 곳곳 설치…검문 중 실랑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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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3일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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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 의심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뉴스1
3일 오전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 의심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뉴스1
“교육 받으러 가는 겁니다.” “집회 참여 의심 차량으로 파악돼 회차 부탁 드립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1만명 규모의 집회를 강행하기로 한 3일 오전 11시2분쯤 한남대교 북단에서 운용 중이던 검문소에 한 은색 승합차가 검문을 받았다.

이 차량 보닛에는 ‘단결 투쟁’이란 글자가 스티커로 붙어 있었고 차량 옆에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 노동조합’이 적혀 있었다. 10여분 가량 경찰과 실랑이를 하던 이들은 결국 앞뒤로 붙은 경찰차의 호송을 받으며 회차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1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인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집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가용 경력과 장비를 동원해 통제를 강화한 상태다.

이에 오전 9시쯤부터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는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등 경력 20여명이 검문소를 운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곳 말고도 서울시 경계와 한강 다리, 도심권 등에 이른바 ‘3중 임시검문소’인 59개 검문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광봉을 든 경찰은 강북 등지로 향하는 차량을 검문하고 의심 차량에 대해서는 따로 갓길로 불러 내부 검문을 진행했다. 검문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운전자에게 소속, 성명을 밝히고 내부를 살피는 등 의심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차량을 보내는 상황이다.

경찰은 집회가 열릴 예정인 여의도를 비롯해 광화문 등에 차벽·펜스 등과 함께 경력도 곳곳에 배치해 집회 원천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도심에 총 213개 부대의 경력이 동원될 예정이다.

오전 여의도역 근처에는 경찰들이 부대별로 이동하거나 곳곳에 8~10명씩 서 있어 도심에 긴장감 감돌고 있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에 참가자 집결을 막기 위해 펜스로 일부 도로를 차단한 모습. © 뉴스1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에 참가자 집결을 막기 위해 펜스로 일부 도로를 차단한 모습. © 뉴스1
여의대로 일대 양옆 도로에는 경찰차가 일렬로 서있었다. 곳곳에는 경찰차량과 펜스들이 차량진입을 막고 있어 여의대로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은 진입 자체가 금지되거나 유턴해서 돌아가야 했다. 이로 인해 큰 사거리 등 차량 정체도 이어졌다.

여의도공원 맞은편 여의대로에는 흰 펜스들도 인도를 따라 쳐 있어 일부 시민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나온 장모씨(28)는 “집회가 있는지 몰랐는데 경찰들이 많아 당황했다”며 “자전거우선도로를 막아놔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다른 길도 막혔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유치원생 딸과 함께 걸어가던 A씨는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택시가 교통통제 때문에 돌아가야 한다고 해서 내렸다”며 “코로나 시국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게 맞나 싶다”고 했다.

이날 2시쯤으로 예정된 집회에 참가자들의 집결을 막기 위해 경찰은 필요시 차벽·펜스 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한글날에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 차벽·펜스 등을 설치했다.

또한 경찰은 이날 집회에 참여한 경찰들도 코로나 확산 위험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경력들에게 페이스실드, 마스크, 장갑, 손소독제 등 보급해 방역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재까지 여의도 집회 일정에 변동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4명 발생했다. 수도권 지역발생 비중은 82.1%로 3차 유행수준인 600명대를 유지했다. 8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체계 3단계 기준(수도권 주평균 500명 이상)을 이틀째 충족했다. 앞으로 하루만 더 500명 이상을 유지하면 3단계 격상 요건을 갖추게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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