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때 길 잃었는데…‘유전자 분석’으로 62년 만에 남매 ‘기적 상봉’

1959년 인천 배다리시장 부근에서 가족과 헤어졌던 전명숙씨(왼쪽)가 5일 큰오빠 정형곤씨와 62년만에 상봉해 포옹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네살 때 가족과 헤어진 60대 여성이 유전자 분석 덕에 62년만에 친오빠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경기 군포에 살고 있는 전명숙씨(66)는 5일 인천에 거주하는 큰오빠 정현곤씨(76)와 가족들을 만났으며 캐나다에 있는 둘째 오빠 정형식씨(68)와는 화상으로 재회했다.

전씨는 1959년 여름 인천 중구 배다리시장 인근에서 정형식씨와 함께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걸어가다 길을 잃은 후 인천 미추홀구 소재 보육원을 거쳐 충남의 한 수녀에게 입양됐다.

전씨는 성인이 된 후에도 방송에 출연하는 등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 2019년 11월 경찰에 신고하고 유전자를 등록했다.

경찰청 실종가족지원센터는 전씨의 가족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 정형식씨를 발견해 일대일 유전자 대조를 위한 유전자 재채취를 진행했다. 경찰청은 이를 위해 외교부, 복지부와 함께 운영 중인 ‘해외 한인 입양인 유전자 분석제도’를 활용해 주 밴쿠버 총영사관으로부터 캐나다에 거주하는 정형식씨의 유전자를 받았다.

전씨는 “가족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유전자를 등록한 덕분에 기적처럼 가족을 만나게 됐다”며 “남은 시간 가족과 행복하게 살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정형식씨는 “동생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소원을 이뤘다”면서 “끝까지 애써준 경찰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