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에 예년 같았으면 빗방울 하나에 노심초사 했을 각 지자체는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들 지자체는 개장 직전 새 거리두기가 적용되자 수도권에서 몰려들 인파를 대비해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특히 거리두기 완화 시기와 맞물려 수도권 확산세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센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하자 더욱 긴장한 상태였다.
부산의 경우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해운대에 많은 외국인이 몰릴 것을 우려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미군과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말 장맛비와 부산시-미군 협조 행정력이 효과를 거두면서 우려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 시 방역당국이 한숨을 돌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에서 모든 행정력을 방역에 쏟고 있는 상황에서 해수욕장 개장이 달갑지만은 않다”며 “확산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맛비로 인파가 몰리지 않아 내심 다행이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수욕장 인근 상인과 지역 상권은 울상을 짓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두 번째 ‘코로나 피서철’을 맞게 된 상황에서 개장 첫 주말 장맛비마저 겹쳐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
지난 주말 개장한 전국 해수욕장 운영 지자체 중 유일하게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없는 충남지역 상권은 더욱 실망하는 분위기다.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2)는 “가뜩이나 코로나로 장사가 안돼 어려웠는데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샤워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도 “하루에 10만원은 매상을 올려야 하는데 샤워장을 이용하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다가오는 주말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있는 강원과 전남, 경북 등 지자체는 이 같은 상황의 정반대 모습이 벌어지고 있다.
방역을 담당하는 지자체는 장마시기를 피한 수도권 행락객이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몰릴 것으로 예상,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인 반면 인근 상권은 매출 상승 기대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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