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인 뒤 아들 살해한 30대 엄마 항소심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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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6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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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흉기로 살해한 어머니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광주고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위광하)는 6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8·여)의 항소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A씨의 정신 감정 기록 등을 토대로 범행 당시의 심신 불안정을 인정했다.

A씨는 재판장이 피해 사실과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내내 자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 흐느껴 울었다.

A씨는 지난해 8월25일 오후 7시30분쯤 전남 여수의 한 도로에서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아들(15)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아들에게 먹여 재운 뒤 살해하고 5시간 뒤인 오전 0시40분쯤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경찰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학원을 마친 아들을 차량에 태운 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우울증으로 사회생활이 힘들었던 점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15세의 아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것은 내부의 울분과 광기를 보여준 것”이라며 “범행이 계획적이고 잔혹한데다 자식을 부속품처럼 생각하는 것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제출한 진료기록 감정 소견을 받아들여 범행 당시 중증의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친 정신과적 상담 및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피고인에게 닥친 여러 불행은 피고인의 잘못으로 맞이한 것은 아니었지만, 피고인의 정신을 조금씩 피폐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피고인은 무기력함과 절망감 속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우울증과 불면증, 공황장애가 있었던 점, 피고인의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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