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었다. 기상관측 이래 39년 만의 ‘지각장마’라는 기록과 함께, 지난해 못지않은 긴 장마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도 나온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잦은 비가 쏟아지면 누전으로 인한 감전사고 우려도 커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간하는 ‘전기재해통계분석’에 따르면, 2019년도 기준으로 여름철 장마가 한창인 6~8월에 일어난 감전사고 사상자(179명)가 전체(508명)의 35.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요령을 8일 공개했다.
우선 ‘침수대비’부터 이뤄져야 한다. 태풍이 잦은 장마철 집중호우는 강이나 하천 주변은 물론 지대가 낮은 지역 주택가의 침수를 부른다. 평소 집 바깥 하수구나 배수시설이 막혀 있지는 않은지 미리 점검하고 물길을 틔워둬야 한다.
‘전선확인’도 중요하다. 주택이나 건물 안팎에 노출된 전선의 피복 상태를 확인해 벗겨지거나 갈라진 전선이 보이면, 전기공사업체 전문가에게 요청해 새 것으로 교체한다. 비가 오거나 침수가 진행된 상황에서 함부로 전선에 손을 대거나 접근해선 안 된다.
침수 시 폭우로 집에 물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현관 앞 벽에 있는 누전차단기부터 내린다. 가전제품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도 잊어선 안 될 일이다. 이때 반드시 고무장갑을 사용해 탈착시킨다.
물 빠진 후라도 바로 차단기를 올려 전기를 쓰는 것은 위험하다. 물기가 마르지 않은 상태서 전기제품을 사용하면 감전 등 2차사고 우려가 크다. 물에 한번 잠긴 기기는 재사용 전, 반드시 해당 제품 A/S센터나 전기공사 전문가에게 점검을 맡긴 후 사용한다.
외출 시에도 조심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비바람이나 번개가 몰아칠 때 가로수나 전신주 아래 머무는 것은 금물이다. 가까운 건물이나 현관 지붕 밑으로 피한다. 물웅덩이 안에 놓인 가로등이나 거리 입간판, 옥외 광고물이 있는 도로도 멀찍이 피해 걷는다.
만약 빗속에 넘어져 방치된 전신주나 가로등을 발견하면 가까이 가지 말고, 즉시 ‘119’(소방청)나 ‘123’(한국전력), ‘1588-7500’번(한국전기안전공사)로 신고 전화를 해야 한다. 현장에서 감전사고가 일어났다면, 즉시 차단기를 내리고 119에 신고한 후 고무장갑이나 목재 등 절연체를 이용해 전선이나 도체로부터 떼어놓는다. 그 후 감전 사고자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 의식과 호흡, 맥박 상태를 살핀 후,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사고 직후 심각한 증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작은 화상이 관찰되거나 골절 가능성이 있으면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구급차가 오는 동안 함부로 물이나 음료 등을 주지 않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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