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장관이 8일 현직 검사가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 대해 “제가 받은 충격을 이루 헤아릴 수 없고,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유감을 표명했다.
박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 전날 법무부 감찰관실에 감찰 수준에 준하는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특수부 출신 검사들의 이른바 ‘스폰서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어제 감찰관과 감찰담당관, 새로 전보온 감찰 담당 검사들을 불러 진상파악을 지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사태가 일부 검사의 ‘일탈’인지, 아직도 남아있는 검찰 내 ‘스폰서 문화’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박 장관은 “세상에 기가 막히지 않느냐”며 “그 검사만의 일회적 현상이길 바라는데 그 검사 경력을 보면 아주 화려하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라고 강조하면서 “감찰과 다름없는 진상파악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또한 “수사가 끝나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조직진단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누구를 적발해서 처벌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 장관은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모 부장검사(현재 부부장검사로 강등) 사건에 대해 “특수한,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만은 없는 것”이라면서 “라임 사건이나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일지 특수부일지 모르는 검사들 (라임 사건 관련 술접대 의혹)도 최근 일 아니냐”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라임 몸통’으로 지목되는 메트로폴리탄그룹의 김 모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흥주점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검사 2명이 2017년 말~2018년 초 방문, 김 회장 및 재계 관계자 등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는데, 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당시 접대를 받은 검사 2명을 특정하는 작업까지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 “일종의 ‘스폰서 문화’라고들 하니 그런 차원에서 들여다보다 보면, (당시)서울중앙지검 검사 (관련 술접대 의혹)까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번 진상파악 조치가 다음주 발표하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관련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결과와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합동감찰은 3개월 가까이 공들여 한 것이기 때문에 그건 그것대로 결과를 담담히 말씀드리고 제도적 개선을 모색하겠다”며 “그와 별개로 이같은 문제가 불거졌으니 어느 수위로 어느 기간동안 (진상파악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 언론이 “박 장관이 지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대검 차장검사에 앉히려 했으나, 김오수 검찰총장이 강하게 반대해 서울고검장으로 인사안이 바뀌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선 “서울 다 왔는데 어디 쉬어가는 것”이라며 인사 이후 관련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한 “총장은 총장의 몫을 다했고 총장은 아주 실용적이 분이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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