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에 뚫린 수도권 방역망…‘4단계 셧다운’ 임박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8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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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8일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에서 군장병이 입영장병을 안내하고 있다. 2021.7.8/뉴스1 © News1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8일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에서 군장병이 입영장병을 안내하고 있다. 2021.7.8/뉴스1 © News1
코로나19 상황이 사실상 4차 유행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유행의 특징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젊은층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75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고 이 중 수도권 확진자만 994명에 달한다. 확진자가 이 같이 급격히 늘어난데는 수도권 방역망이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뚫린 측면이 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월 1주차 델타 변이 검출률은 1.4%였는데 5주차, 즉 지난주(6월27일~7월3일) 9.9%까지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지역을 수도권으로 특정하면 델타 변이 검출률은 12.3%까지 높아진다.

연령별로는 20~30대를 중심으로 검출률이 매우 높았다. 20대 17.1%, 30대는 14.9%로 집계됐다. 20대는 6월 2주차 때는 델타 변이가 검출된 비율이 1.8%였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연하게 늘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활동량이 많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세다 보니 수도권 곳곳에서 집단감염과 일상 감염 숫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당장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유역센터점의 누적 확진자는 69명으로 늘었고 마포구 클럽에서 시작돼 경기 일대 영어학원으로 번진 원어민 교사 관련 누적 확진자는 344명에 달한다.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와 수도권의 높은 밀집도, 젊은층의 활동량 증가가 뒤범벅이 되면서 좀처럼 감염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상황에 접어든 것이다. 실제로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감염원이 불분명한 일명 깜깜이 환자 비율이 30%에 이른다. 언제 어디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지역사회 내에 바이러스가 깊숙이 침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역학조사와 기본 방역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집단감염과 일상 감염이 곳곳에서 나타나다 보니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속도가 ‘n차 감염’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3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 학원과 관련해서는 전파가 끊이지 않아 10명이 추가로 확진됐으며 성동구 노래방과 관련해서는 1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경기 광명시 탁구동호회와 관련해서는 접촉자 추적 관리 중 10명이 추가로 확진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22명에 이르고 인천 미추홀구 초등학교와 관련해서는 추가 확진자가 끊이지 않아 누적 확진자만 36명까지 늘었다.

‘n차 감염’이 늘어날수록 방역망의 틈이 벌어질 뿐 아니라 방역당국의 피로감도 쌓일 수밖에 없다. 역학조사도 어려워진다. 방역당국도 지난해 방역상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방역당국이 발생 상황을 쫓아가는 것’을 꼽기도 했는데 또다시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서울 강남구의 경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확진자가 발생한 건물의 기본 방역마저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진단검사와 관련해서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발 집단감염 여파로 검사 수요가 대폭 늘어나며 강남구 선별진료소가 일시 셧다운되기도 했다.

문제는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법 밖에 없지만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1차 접종이 3만5064건에 불과하고 지난 4일 하루 동안은 신규 1차 접종이 단 1건도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이번 달 하반기 부터 대대적인 접종이 계획돼 있지만 당장 현 상태에서 버틸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방역당국의 안일한 판단에도 아쉬움이 든다. 통상 전염병의 증감 추이는 1주일간 평균 일일 확진자 숫자로 판단하는데 현재 지금 확산세 적어도 3주 전부터 시작됐다. 질병관리청도 이날 최근 1주간 환자 수는 이전 3주 대비 평균 53% 증가했다며 4차 유행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둘러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방법 말고는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개인접촉에 의한 감염 등이 많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 문제도 크기 때문에 서울만이라도 우선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경각심이 떨어지고 피로감도 쌓여있는 상황에서 4단계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4단계는 오후 6시 이후로 모임이 2명까지만 제한되는 등 체감상 셧다운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강화에는 찬성하지만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와 4단계간 차이가 커서 국민들이 생활하고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3단계 거리두기에 더해 방역에 효과적인 조치를 몇 가지 추가하는 방향으로 방역강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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