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수사 더디고 2차 가해 피해자의 용기가 많은 것 바꿔”
朴부인 편지 “추모식 가족끼리만”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지 1년이 된 8일, 여성단체들은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 1년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사기관이 ‘공소권 없음’을 핑계로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끄는 동안 피해자와 변호인, 지원단체에 대한 공격은 나날이 심해졌다”며 “가해자 사망 후 또다시 성폭력 가해에 이용된 권력을 두둔하며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사회의 일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어 “여전히 피해자의 ‘일상으로의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라며 “중앙지방검찰청에 묶인 원 고소 사건의 수사는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고, 악의적으로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자들에 대한 기소도 진척이 더디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은 “한 피해자의 용기가 피소 사실 유출 및 가해자 사망이라는 초유의 상황에도 지난 1년간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가 결정, 실시됐고 그 결과 사건의 실체적 진실 일부를 규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 씨는 “이번 1주기 추모행사는 조계사에서 가족들끼리만 지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7일 지인들에게 자필 편지를 보냈다. 강 씨는 이 편지에서 “최근 코로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편지는 정철승 광복회 고문 변호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박 전 시장의 1주기 시민 추모제는 9일 조계사 천도재에 이어 10일부터 11일까지 창녕 묘역 시민참배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강 씨는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지인들에게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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