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숙사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환경미화원 A 씨의 유족은 9일 갑질을 한 당사자가 A 씨의 장례를 도왔다며 “사실을 알았다면 저희 가족들이 ‘오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아내 분이 돌아가신 후에 문제가 됐던 관리 팀장의 반응은 어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유족은 “장례식 동안에 학교 행정실에서 몇 분의 선생님들이 오셔서 계속 일을 해주셨다”면서 “정신이 없는데 학교에서 신경을 써주시는구나 (생각해) 저는 굉장히 감사했다. 그런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더니 오셨던 분이 (갑질을 한) 그분들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갑질을 한 걸 모르고 시신 운구를) 부탁했었는데, 저도 그날 정신이 없어서 누가 운구를 했는지는 확인을 아직 못했다”고 밝혔다.
환경미화원들을 모아 ‘관악 학생생활관’을 영어로 쓰게 하는 등의 시험을 실시한 것과 관련해선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면서 관리를 한다면 등급을 매길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람을 장악하기 위한 일들이 아니었나’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시험을 봤고, 그것들이 동료들 앞에서 다 공개가 되고, 그걸로 인해 동료들이 마음 아파하는 것을 보고, 같이 출근하는 시간에 저에게 ‘많이 어렵다’고 얘기를 자주 했었다”라며 “일주일에 한 번 회의가 있을 때마다 한 번씩 시험을 봤다고 저는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시험이) 없었다”며 “6월 1일 새로운 관리자가 들어온 다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봤다고 한다. 아무 예고 없이 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달 9일 학내 환경미화원들에게 기숙사의 첫 개관 시기를 맞히라고 하는 등 업무와 거리가 먼 내용의 시험을 보게 했다고 한다. 또 학교 측은 시험 결과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숨진 A 씨 등이 본 시험은 지난달부터 근무를 시작한 팀장급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학교 측은 파악 중이다.
A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 관계자는 “원하는 환경미화원에 한해서만 자발적으로 시험이 진행됐고, 별다른 불이익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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