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격수업…주부들 ‘돌밥돌밥’ 올 초 악몽 되살아났다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9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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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앞둔 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식재료를 고르고 있다. 2021.7.9/뉴스1 © News1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앞둔 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식재료를 고르고 있다. 2021.7.9/뉴스1 © News1
정부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재택 근무를 하게 된 직장인과 주부들 사이에서 지난해 자녀들과 하루종일 붙어 있으면서 겪었던 갈등 등 악몽이 되풀이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9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2일부터 수도권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16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다.

이에 따라 오후 6시부터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됐고 직장 등에도 재택근무 30% 등이 권고됐다. 14일부터는 학교도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전업주부들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면서도 자녀들과 하루종일 자녀와 붙어 있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돌밥돌밥’이 대표적이다. 돌밥돌밥은 ‘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주부’를 뜻하는 신조어로,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거나 온라인 등교를 하면서 자녀들의 밥을 챙기는 시간이 길어진 상황을 반영한 말이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송모씨(39)는 “남편도 재택을 할 예정인데 작년에 돌밥돌밥으로 힘들었던 상황이 되풀이 되는 거 같다”며 “코로나도 무섭지만 집안일이 많아지는 것도 두렵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7살 딸을 키우는 황모씨(38)는 정부의 방침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자녀와의 갈등을 우려했다. 황씨는 “작년에 집에만 있던 사춘기 아들과 갈등이 많이 생겨 서로 스트레스 받았다”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자녀들이 집에서 뛰어다니면서 층간소음을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미취학 아동 2명을 둔 장모씨(39)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줘도 너무 뛰어다녀서 여러번 아랫집에 사과했었다”며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두려워 매트를 더 사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재택근무를 하게 된 부모들과 전업주부의 걱정의 글을 찾아볼 수 있었다.

분당 지역 맘카페의 한 이용자 A씨는 “4단계로 격상되면서 2주간 3일마다 출근하게 됐는데 재택하면 일하면서 육아하면서 삼시세끼를 차려내야 한다”며 “집에서 일하는데 아이들이 양쪽 팔에 매달려서 이거 내놔라, 저거 내놔라 하던 올해 초 생각해보니 아찔하다”며 글을 올렸다.

주부인 B씨는 “코로나여도 요즘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소소하게 놀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했는데 4단계 격상되면 다시 가정보육을 해야한다”며 “놀아주는 건 한다지만 밥 차리는 게 제일 문제”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온라인에는 “코로나 4단계에 엄마들 돌밥 시간이 일찍 와버렸다”, “계속 가정보육하다가 어린이집 오전 놀이만 보내기로 한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가정보육을 해야 한다”, “어린이집에 보내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안 보내자니 내가 힘들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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