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타임을 감안하면 오후 7시30분 이후에는 영화상영을 못합니다. 평일에는 퇴근시간 이후 이때가 가장 ‘황금시간대’인데 대책이 안보이네요”(영화관 관계자)
영화업계가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초상집 분위기다. 평일 피크 타임을 놓치는 것은 물론 심리 위축으로 사람들이 또 다시 영화관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9일 방역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영화관과 대형마트 또한 이번 4단계 격상 조치로 인해 다시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특히 영화관은 2시간 안팎에 달하는 상영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7~8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다. 퇴근·하교 후 저녁 관객이 가장 몰리는 ‘골든타임’을 통째로 날려버리게 되는 셈이다.
영화관은 올해 2월 사회적거리두기가 당초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되면서 시간제한 업종에서 제외된 바 있다.
또 7월 이후 ‘여름특수’에 대한 기대가 영화업계에서도 적잖이 표출되기도 했다.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때마침 올해 최대 기대작인 ‘블랙위도우’도 지난 7월6일 개봉하면서 영화관이 다소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도 컸다.
그러나 최근 하루 1200명대를 넘나드는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오히려 예전보다 강한 거리두기 방침이 시행되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각 영화관은 이번 주말 이후 심야시간대 편성됐던 영화 예매를 부랴부랴 취소하고, 블랙위도우 개봉에 맞춰 준비했던 프로모션 등도 축소하고 있다.
특히 탈출구가 돼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블랙위도우도 흥행이 불발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다만 블랙위도우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해선 이번 주말 관객수를 살펴봐야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블랙위도우 관람객은 지난 7일 오후 5시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하루에만 19만6000명에 달했다. 이는 블랙위도우 개봉 전인 7일 전체 관객수(6만5000명)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8일에도 18만4000명 가량이 블랙위도우를 관람했다.
영화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개봉 전부터 블랙위도우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던 만큼 여파 속에서도 선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또 “영화업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방침은 다소 아쉽지만 지금은 4차 대유행의 조속한 해소를 위해 다같이 동참해야 할 때”라며 “정부와 방역당국에 협조, 동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또한 지난 2월 영화관과 마찬가지로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다. 이후 마트별로 오후 11시~12시까지 영업을 재개했지만, 이번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다시 제한된다. 영업시간이 1~2시간 가량 축소되는 것이다.
다만 마트의 경우 영화관과 달리 늦은 오후가 고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시간대인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코로나 확산세와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마트는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눈 경향을 보인다. ‘집콕’ 생활 확대로 인해 마트의 주력상품인 식품,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마트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으로 시간대 매출은 2~3% 줄어들겠지만 전체 매출로 따졌을때는 비슷하거나 더 늘어나는 추세”라며 “다만 정확한 추이를 알기 위해서는 주말 동향과 향후 확산세 등을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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