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이 확정된 9일 낮 12시. 경기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채모 씨는 울상으로 카운터 앞에 앉아 있었다. 4단계 시행이 사흘 남았지만 평소 손님 13~14팀이 있을 시간에 고작 5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장사 15년 만에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며 “가게를 아예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놨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인원이 2명까지만 허용되는 4단계 격상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삼겹살 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43)는 ‘임시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저녁 장사를 사실상 못하게 된 상황에서 가게 문을 열면 식자재비, 냉방비 등 버리는 돈이 더 크다”며 “4단계 기간이 더 늘면 폐업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호프집을 하는 김모 씨(55)도 “저녁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번 달 장사는 끝난 걸로 봐야 한다”며 “월세가 밀려서 친구에게 1000만 원을 빌렸는데 언제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직장가 인근 상인들은 기업들이 속속 재택근무를 다시 도입하는 것도 걱정거리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권모 씨(62)는 “인근 회사에 조식 60인분을 납품하는데 이 곳이 재택근무에 돌입하면 매출 타격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4단계 격상으로 결혼식에 친족만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서울 강남구의 한 결혼사진 촬영업체는 이날 촬영 취소 전화를 총 13건 받았다. 이 업체 대표 김모 씨(35)는 “촬영 건수대로 수입을 올리는 업계 특성상 이달 적자를 보는 업체가 수두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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