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에서 만난 회사원 박모 씨(33)는 “거리 두기 강화 전에 마지막 금요일을 즐기러 나왔다”고 했다. 박 씨는 “회사에서도 사적 모임을 주의하라는 지침이 나오긴 했는데 3명 모두 백신을 맞아서 괜찮다”며 웃었다.
방역당국은 이날 12일부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남과 종로 등 번화가는 평소에 비해 한산했다.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전단지 배포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모 씨(43)는 “이 근처에서 전단지를 자주 돌리는데 평소에 비하면 손님들이 절반 정도도 안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전환 전 ‘불금’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오후 7시경 강남역 인근 한 민속주점에는 테이블마다 3, 4명씩 앉아 있었다. 이들은 “3명 이상 모일 수 있는 마지막 금요일”이라며 술자리를 이어갔다. 주점 앞 골목엔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이도 여럿 보였다.
‘불금’을 즐기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서울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대학생 이모 씨(20)는 고등학교 동창 10명과 함께 강남역을 찾았다. 이 씨는 “제주도에서 새벽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강원, 충남, 인천 등 전국에서 다 모였다”며 “6개월 만에 어렵게 모인 거라 미룰 수가 없었다. 10명이지만 테이블을 따로 잡을 거라 괜찮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에서 왔다는 대학생 이모 씨(20)도 “초등학교 동창 2명을 만나기로 했다. 오늘까지만 놀고 다음 주부터는 조심하려고 한다”고 했다.
종로 번화가에서는 퇴근 뒤 동료들과 술자리를 하려는 회사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가게엔 약 50명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동료 2명과 나온 임모 씨(41)는 “다음 주부터 2명까지만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급하게 약속을 잡았다”며 “한동안 친구들을 못 볼 것 같아 일요일까지 약속을 다 해놨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불필요한 약속은 취소하고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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