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이렇게 박한 이유가 뭘까요. 식사금지에 답례품 전환, 마스크 필수 착용 등이면 문제없지 않나요?”
9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하자 예비 신랑·신부들이 잇따라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새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르면 결혼식은 열 수 있지만 가족과 친지 등 친족만 49인까지 참석할 수 있다. 친족은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다.
예비 신랑·신부들은 이런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인원제한으로 식장에 들어가지 못해도 축하해 주겠다며 복도나 로비에 서서 사람들이 몰리는 경우도 생기고, 다른 업종이나 대중교통 등에도 사람이 몰리지만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상황이 안정되기만을 바라며 결혼식을 미뤄왔거나, 당장 거리두기 4단계 기간인 2주 안에 결혼식을 여는 예비 신랑·신부는 더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서울시 시민제안에도 관련 내용이 올라와 호응을 얻고 있다. 청원에는 “ 현시점에서 방역이 최우선인 것도 다들 알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거리 두기에서 큰 문제점은 세부적인 사항들 조치가 너무나 빈약하다고 생각한다”고 적혔다.
이어 “결혼식 진행 시 할 수 있는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어 백화점, 마트, 공연 보다 더 무탈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며 “들어가서 마스크 벗지 않고 원판 사진도 마스크 낀 채 찍는데 이 인원을 제한하고 로비에 사람들 모여있는 의미 없는 거리두기는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결혼 준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예비 신랑·신부들의 호소는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A는 “당장 18일 예식인데 막막하다”고 했고, 네티즌 B는 “마트나 백화점은 QR코드도 안 찍는데 유독 결혼식에만 심하게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로 벌써 결혼식을 미루기로 한 예비 신랑·신부도 있었다. 네티즌 C는 “동생 결혼식이 다음주인데 미루기로 했다더라”고 했다.
지난해 코로나가 심하던 시기에 결혼했다고 밝힌 네티즌 D는 “거리두기 단계가 왔다 갔다 해서 마음 졸이다가 결국 50명으로 진행했다”며 “마음고생 할 분들이 걱정되더라, 힘내라”고 응원 글을 남겼다.
거리두기 4단계는 12일부터 적용되지만 이번 주말(10~11일) 열리는 결혼식에 초대받은 사람들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이모씨(29)는 “친구 결혼식이 10일 열리는데 상황이 심각해져서 참석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된다”며 “아마 축의금 정도만 보낼 거 같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