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2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고 사적모임은 7인 이상을 금지한다.
최근 일주일새 90명 이상 확진돼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인 7명을 넘어 15.71명까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제주에서는 지난 6일 19명, 7일 17명, 8일 31명, 9일 10명, 10일 24명 등 연일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제주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Δ사적모임 6인까지 허용 Δ유흥시설 오후 10시 이후 영업금지 Δ식당·카페 자정 이후 배달·포장만 허용 Δ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보다 강한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상대적으로 방역지침이 완화된 제주로 관광객이 몰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제주 관광객은 월 100만명 이상 몰리고 있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하루 3만명씩 입도하고 있다.
월별 제주 관광객 수는 4월 108만2000여 명, 5월 113만6000여 명, 6월 112만7000여 명 등이다.
특히 입도 관광객 중 60% 이상은 국내 항공편 제주~김포 노선을 이용했다.
제주~김포 노선 입도객은 지난 4~6월 207만8900여 명에 달한다.
이달 들어서도 제주에는 열흘간 34만7000여 명이 들어왔다. 하루 평균 3만4000명꼴이다.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와 장마의 여파로 지난달보다 관광 수요는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제주 도민사회에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루 앞둔 11일 제주국제공항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1층 도착장과 렌터카하우스, 택시 승강장 등 곳곳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가족, 친구들과 여행을 온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은 제주 이호테우해수욕장과 곽지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 등은 무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온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주 방역당국은 관광객 대상 추가 방역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달 새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후 타지역보다 강화된 사적모임 기준 등을 적용하고 있고 기존 제주형 방역지침을 유지하며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3월부터 운영 중인 제주공항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통해 타지역을 다녀온 제주도민의 자발적 진단검사를 강력 권고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주공항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걸러지는 확진자는 미미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 3월말 설치된 제주공항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 후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는 단 49명에 그친다. 그중 34.7%는 최근 3개월간 발생했다.
이는 발열 증상이 감지된 입도객 1만7489명과 자발적 검사자 등을 포함한 4만7664건의 검사를 진행한 결과다.
이처럼 제주 관문인 공항에서 코로나19 유입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입도객 증가에 맞춘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임태봉 제주도 복지여성국장은 “기존 제주형 방역대책은 타지역에 비해 강화된 정책이고 소상공인 등과 균형을 맞춰 방역지침을 적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일주일간 확진자가 눈에 띄게 급증한다면 더 강력한 방역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들은 사전에 진단검사를 받길 바란다. 조금이라도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면 여행 계획을 취소하길 바란다. 이제는 여행도 자기 책임을 다하는 여행이 돼야 한다”며 “우리 모두의 제주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십시일반 노력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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