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처음 시행된 12일 오전. 서울에서 20년째 노래연습장을 운영해 온 김희연 씨(58)는 이틀째 손님을 받지 못한 가게의 먼지를 손걸레로 닦아내고 있었다. 혹시나 점심 손님이 올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TV에서는 손실보상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6000억 원을 더 높이기는 어렵고, 부족분은 내년 1~2월 예산을 재편성해 지급하겠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이 나오고 있었다. 김 씨는 “억장이 무너진다”며 가게 문을 닫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희망회복자금 지원액과 손실보상액 상향조정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을 두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대 900만 원의 지원금으로는 각종 행정 조치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유흥시설을 운영해온 A 씨는 “유흥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마치 불법인 것처럼 각종 방역 조치에서 최우선적으로 제재를 받아왔고 순응해왔다”며 “그런데도 지원받은 금액들을 아무리 다 합쳐도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폐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기 성남의 한 주점 사장은 “지원금은 참 감사한 돈”이라면서도 “지원금만으로는 그동안 밀린 임대료조차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이미 충분히 지원했다’, ‘조금 더 기다려라’라고 말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지원금과 손실보상액이 더디게 지원되는 점도 소상공인들은 답답해했다. 당장 하루를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 지급 계획만 있지 집행 계획은 수립하지 못한 정부에 대해 “신뢰가 무너지기 직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개정 손실보상법은 10월 8일 이후 시행된다. 보상 심의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실제 보상금이 집행되려면 빨라도 10월 말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닭꼬치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43)는 “영업제한은 지금 받고 있고 당장 타격이 있는 상황에서 10월 말이나 내년까지 버티기만 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른 소상공인은 “소급적용하지 않는 대신 지원금을 주기로 했으면 신속하게 지원금 규모를 확대해 지급해야 하고, 손실보상 관련 예산이 불용 예산이 되더라도 일단은 지급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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