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의 한 섬마을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n차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광주·전남에서만 관련 확진자가 24명 나왔다.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1년 반 동안 완도 11개 섬에서 확진자는 13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이틀 동안 섬마을 한 곳에서만 15명이 나오며 비상이 걸렸다.
12일 전남도와 광주시에 따르면 5일 완도군의 한 섬에서 공무원과 지인,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읍장 취임식이 열렸다. 이 섬은 22개 마을에 주민 3700여 명이 살고 있다. 당시는 공적인 모임에 한해 200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취임식이 열리기 전부터 광주에서 온 A 씨 등 참석자 11명이 식당과 사무실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읍장은 당시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함께 술을 마신 A 씨 등 6명이 9일부터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고, 뒤이어 이들의 지인과 가족 등 모두 18명이 n차 감염이 됐다.
확진자 24명 중에는 취임식 날 술자리에 참석했던 주민 3명과 해조류 가공공장 외국인 근로자 11명, 확진자의 가족 1명 등 섬 주민 15명이 포함됐다. 주민 김모 씨(61)는 “좁은 섬에서 확진자가 15명이나 나오니까 모두 집 밖을 나오지도 않고 생필품을 구입할 때만 잠깐씩 외출하고 있다. 섬 전체가 침묵에 빠진 것 같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완도군은 2만6212가구에 주민 4만9404명이 거주하는데 현재 하루에 1000여 명씩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집단 감염 발생 이전에는 진단검사를 받는 인원이 하루 50∼100명에 불과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진단검사 인력을 지원하는 등 n차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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