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모자라 예약 중단… “물량도 없이 희망고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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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9세 당초 17일까지 예약 계획
15시간만에 사실상 ‘선착순’ 마감
352만명 중 185만명만 예약 ‘성공’
나머지 인원 접종 일정 불확실

55∼59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더나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 첫날 중단됐다. 4차 유행에 불안해진 대상자가 몰리며 정부가 확보한 물량(185만 회분)이 순식간에 동이 난 것이다. 정부는 사전에 접종계획을 발표하며 백신 물량이 얼마인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예정된 기간에 당연히 예약과 접종이 가능할 줄 알았던 대상자들은 “사실상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에 시작된 55∼59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은 오후 3시 30분 중단됐다. 당초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15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전체 대상자(352만4000명)의 절반이 넘는 185만 명(52.5%)이 예약하면서 조기에 마감됐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달부터 수차례나 접종계획을 발표하면서 백신 수급 물량에 따른 선착순 예약이나 조기 마감 가능성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 정모 씨(59·여)는 “접종자가 300만 명이 넘는다고 해서 당연히 그만큼 물량을 확보해놓고 예약을 받는 줄 알았다”며 “15시간 만에 동이 났다는데 이게 국민을 속이는 행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국민 상대로 희망고문만 연장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추진단은 이번에 예약하지 못한 55∼59세 약 167만 명은 19일부터 추가 예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음 달 2∼7일 이들의 접종을 추진 중이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추진단 관계자는 “백신 물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다음 달 9일 시작되는 50∼54세 접종 때 같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접종계획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40대 이하 접종까지 연이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단장은 “들어오는 백신 물량에 대한 소통이 짧았던 부분에 송구하다”고 말했다.

4차 유행 양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최근 1주(4∼10일)간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 검출 사례가 26.5%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8월 중순에 신규 확진자가 2331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또다시 국민들께 조금 더 참고 견뎌내자고 당부드리게 돼 대단히 송구하다”며 “(방역을)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백신#예약 중단#희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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