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광주 고교생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가해 학생을 특정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4일 급우를 기절시키고, 집단으로 때리며 성추행한 혐의(공동폭행 등)로 고교생 11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극단적 선택을 한 고교생의 동급생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로 분류됐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지난달 말까지 광주 광산구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동급생 A군(18)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고의로 기절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A군과 같은 학교의 남자 동급생들로, 일부 학생들은 폭행에 가담하거나 성추행하며, 이를 방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폭행 당시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일부 학생들에 대해서는 당초 촬영 목적이 유포인 지 등을 조사해 적용 가능한 혐의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추후 가해 학생으로 분류된 11명에 대해 학부모 동행하에 소환 조사를 진행해 사건 경위를 낱낱이 밝힐 예정이다.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여청계 소속 수사관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특별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11명이 가해 학생으로 특정됐지만, 추가 학교 폭력 여부 등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2차 가해에 대한 우려와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라 세세하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11시19분쯤 광주 어등산 팔각정 인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교생 A군(18)이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다.
유가족은 A군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며 경찰에 관련 증거를 제출했고, 경찰은 해당 학교 동급생 352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전수조사 결과 현재 11명이 장난을 가장한 학교 폭력을 상습적으로 일삼고, 지속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이 남긴 유서에는 ‘너희들이 있어서 나는 버틸 수 있었다’는 취지로 A군과 교우관계가 좋았던 같은 학교 동급생 8명을 포함해 학생 12명의 이름이 거론됐다.
또 1년 전에 촬영된 휴대전화 영상에는 A군이 교내에서 일부 학생들에 의해 목이 졸려 기절하는 모습도 찍혔다. 이를 본 가해 학생들은 ‘깔깔’ 거리며 웃는 소리도 영상 내 녹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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