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을 스토킹하고 교제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염산을 뿌린 70대 남성이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14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신헌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 씨(75)의 특수상해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30대 여성 B 씨가 근무하는 서울 도봉구 한 식당을 찾아가 염산을 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와 B 씨는 과거 다른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지인 사이로, A 씨는 수개월간 B 씨를 스토킹하며 교제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 씨는 B 씨에게 “만나 달라”, “밥 한 번 먹자”, “성관계하자”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B 씨에게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은 A 씨는 염산을 들고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염산을 뿌리기 위해 B 씨에게 다가간 A 씨는 옆에 있던 식당 직원들이 자신을 막아서자 B 씨 대신 직원들에게 염산을 뿌렸다. 직원들은 얼굴과 팔, 다리 등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범행 과정에서 자신의 얼굴에도 상처를 입기도 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전체적으로 인정하지만, 범행에 사용한 액체는 염산이 아니라 화장실 청소용 소독약”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A 씨가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 피해자들이 느꼈을 공포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 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A 씨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뿌리려고 한 것이 청소용 소독약이라고 진술한 건 실제 이를 가지고 화장실 청소를 했기 때문”이라며 “반성을 안 하거나 죄책을 줄이려고 이런 주장을 한 게 아니고 노숙자처럼 보내다가 피해자를 만나 어리석은 생각에 범행을 했다. 1947년과 1977년 벌금형을 받은 이후 40년 동안 전과 없이 성실히 살았으며, 고령으로 작년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A 씨 역시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잘못했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 식구들이 보고 싶다”고 선처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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