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피의사실 의도적 유출 좌시않겠다”… 檢내부 “한명숙구하기 감찰후 엉뚱한 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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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결과 발표

박범계 법무부 장관(사진)은 14일 “(검사가) 수사 동력 확보를 위해 여론몰이식으로 흘리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피의사실 공표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 검사가 위증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넉 달간 감찰을 진행한 뒤 내놓은 법무부의 제도 개선안에 검찰 내부에서는 “엉뚱한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 장관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합동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보담당자에 의하지 않거나 본질적 내용을 의도적으로 유출하는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진상조사를 해 감찰에 착수할 수 있도록 (법무부 훈령에) 근거 조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현 정권 인사가 연루된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라임 자산운용 펀드 사기 의혹 사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수사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언론보도 건수가 각 800∼2900여 건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기사 내용과 흐름을 봤을 때 유출 아닌가 강력한 추정을 가지고 자료에 담았다”고 말했다.

검사들 사이에선 “한 전 총리 사건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피의사실 유출과 관련한 대안을 내놓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검사는 “4개월 동안 검사를 추가 파견 받아 감찰을 벌였는데, 그 내용이 법무부 감찰담당관인 임은정 검사의 페이스북 게시글과 다를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 검사는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하고, 관련 내용이 보도되면 앞으로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또 “(한 전 총리 수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관행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수사팀이 기소된 피고인들을 법정 진술을 앞두고 총 100여 차례 검찰청으로 불렀고, 수사에 협조하는 일부 피고인에겐 부적절하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앞서 한 전 총리 사건에서 증언을 했던 재소자 한모 씨는 “검사로부터 여러 차례 소환당해 위증 교사를 당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재심 청구, 수사팀 기소를 할 수 없게 되자 장관이 수사 관행을 문제 삼아 수사의 정당성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대법원까지 포함한 사법 시스템을 무시해서 특정인을 구하겠다는 ‘목적’만 있고, ‘팩트’는 하나도 없는 발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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