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고수’ 김부겸 “여야 합의하면 전국민 재난금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5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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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7.15/뉴스1 © News1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7.15/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에 대해 반대해 온 정부는 “여야가 합의 하면 기존 소득 하위 80% 지급 방안(정부안)을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민주당과 이틀째 실랑이를 벌이면서도 여야 합의를 전제로 던지며 한 발 물러선 것.

●“여야 합의하면 재검토”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전 국민이 협조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원금이 조금 낮아지더라도 전 국민에게 주는 것이 옳으며 (소득) 상위 20%를 걸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 이 세금은 상위 20%가 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차 추경안에서 국채 상환을 갚기 위한 예산을 2조 원 편성한 것에 대해 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상환 시기도 도래하지 않았는데 지금 이 위중한 상황에서 미리 부채를 2조 원이나 꼭 갚아야 되느냐”며 “국민들은 ‘우리가 지금 너무나 힘들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파상 공세에 대해 김 총리는 “(상위 20%가 아닌) 모든 국민이 낸 세금”이라며 “각 소득 분위별로 보면 1~4분위는 소득이 줄었고 5분위는 소득도 늘고 부채도 줄었다. (소득이 높은) 5분위는 사회적 양보를 하는 것이 어떻냐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채 상황에 대해 “정부는 국가재정법 취지에 따라 판단했다. 최소한 2조 원 정도가 반영돼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오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의원들의 날선 질의에도 소득 하위 80%안을 고수했지만, 오후 질의에선 한 발 물러서며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만약 전 국민 지원을 여야 당 대표가 다시 합의한다면 재검토 할 것인가”라고 묻자 김 총리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해 오면 정부로서는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총리는 “다만 왜 재정 당국이 이렇게 고민했는지, 국민이 원하는 것은 모두 똑같이 나눠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가 ‘여야 합의’라는 전제 조건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전 국민 지원보다는 재원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손실보상금으로 돌려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해, 여야 타협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김 총리는 전날 소득 하위 80%안을 강조하며 “(고소득자들에게) 사회적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을 돌려드릴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사실상 사과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에 유감을 표명할 의사가 있느냐”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질의에 “표현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며 “사회적인 연대를 위해 양보해 주십사 하는 취지였는데, 제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추경 규모’ 놓고도 당정 실랑이

홍 부총리는 이날도 추경 액수를 추가로 증액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선진국 대비 재정 지출 규모가 적어 기획재정부가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닌가”라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질의에 홍 부총리는 “저희가 갖고 있는 재정여력으로 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올해만 2번 추경하면서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소비진작을 유도하기 위해 추경안에 담은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사용처엔 배달앱과 온라인 쇼핑몰이 추가할 계획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골목상권이나 자영업자, 소상공인 음식점 등에서 소비가 이뤄지도록 캐시백 정책을 짰다”며 “배달앱과 온라인 쇼핑몰도 포함하는 게 좋다고 하면 검토해서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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