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혼내야한다"며 폭행 사주한 지인에게도 실형 선고
재판부 "세 자매 범행 스스로 결심 주장하나 지인이 교사한 점 충분히 인정돼"
무속 신앙에 빠져 친모를 때려 숨지게 한 세 자매와 “엄마를 혼내주라”며 이들에게 범행을 사주한 6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16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4)씨 등 세 자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첫째 딸 A씨에게 징역 10년, 둘째 딸 B(41)씨와 셋째딸 C(39)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또 이들에게 범행을 사주해 존속상해교사 혐의로 기소된 D(69·여)씨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은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이 사건 범행을 스스로 결심해 일으킨 범행이라고 하고 주장하나 D씨가 A씨 등에게 피해자를 질책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이 확인된다”며 “또 ‘조금 맞은 것을 핑계로 일을 해내지 못하고 있으니 당분간 때리지 말고 지켜보거라’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A씨 등이 피해자를 때리는 것을 알고도, 범행 직전인 23일 저녁 메시지를 주고받아 피해자의 신체를 상해하도록 교사한 점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 A씨 등은 피해자인 모친을 미리 준비한 위험한 물건인 방망이로 수회 때려 사망에 이르게 했고, 동기 등에 비춰봐도 결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범행”이라며 “D씨도 A씨 등이 피해자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 피해자를 더 원망하게 만들고, A씨 등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기서 그치지 않고 상해하도록 교사해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A씨 등 세 자매는 지난해 7월 24일 밤 12시20분부터 오전 3시20분까지 경기 안양시내 A씨 카페에서 약 3시간 동안 친모 E(69)씨를 둔기 등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날 오전 9시43분께 식은땀을 흘리며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E씨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도 있다. 이후 피해자의 상태가 나빠지자 119에 신고했으나, E씨는 결국 이날 낮 12시30분께 사망했다.
D씨는 자신의 집안일을 돌보던 피해자의 일처리와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 자매의 범행 전날 A씨에게 모친의 폭행을 사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D씨는 무속신앙에 심취한 세 자매에게 피해자가 사망한 전날인 23일부터 24일 사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A씨에게 ‘모친으로 인해 A씨의 기가 꺾이고 있다. 피해자를 혼내야 한다’, ‘엄청 큰 응징을 가해라’, ‘패(때려) 잡아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하면서 첫째 딸 A씨에 징역 10년, B씨와 C씨에 각 징역 7년, D씨에 징역 2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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