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안 된다고? 천안으로 가자”
16일 국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천안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 속 사진에는 유흥가에 사람들로 가득한 장면이 담겨있었다. 충남 천안 서북구 두정동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풍선효과(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를 우려했다.
25일까지 수도권 지역(인천 강화·옹진군 제외)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상향되면서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천안으로 이동해 이른바 ‘원정 술자리’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용자 아찌****은 “천안 심각하다. 저녁 시간대에 바글바글하다. 매일 같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경각심을 안 가진다”고 우려했다.
16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14일에는 33명, 15일에는 1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16일에도 현재까지 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확진자가 속출하자 박상돈 천안시장은 전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의 일부 분들이 경기도와 인접한 천안시로 ‘원정 유흥’을 와서 우리 시의 방역망을 뒤흔들고 한순간 무너지는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에 우리 시는 7월 14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주요 내용은 유흥시설 및 실내공연장 오후 10시 이후 운영 제한, 유흥시설 사업주 및 종사자 월 1회 이상 주기적 진단검사 실시 등이다.
자영업자들은 ‘수도권 방문객 출입금지. 제발 정부 방역 지켜주세요. 다음에 찾아주세요’, ‘공지. 수도권 원정 출입금지 다음에 방문해 주세요! 정부 방역에 적극 동참합시다’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걸고 수도권 지역민들에게 원정 술자리를 갖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일부 천안지역 유흥·단란주점의 업주들은 18일까지 자진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천안지부는 협회 공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임원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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