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승조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계기로 간이 검사 키트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간이 검사 키트가 100% 정확하지 않은 만큼 결과를 과신하지 말고 보조적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6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10일경 청해부대 승조원 중 40여 명이 고열과 근육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자 출항 시 보급받은 간이 키트로 검사가 실시됐다. 결과는 모두 음성(정상)이었다. 하지만 그중 6명은 13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고 이튿날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간이 검사 키트가 감염 여부를 걸러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청해부대에서 사용된 검사 키트는 혈액을 이용해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검사 시간이 짧지만 감염 초기에는 정확도가 낮은 편이다. 이는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자가 검사 키트와도 다른 방식이다. 국내 일반인들이 많이 쓰는 자가 검사 키트는 콧속 분비물 등으로 항원(바이러스)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식 역시 PCR보다는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 제조업체들은 정확도가 90%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검증에선 41.5%, 서울대병원 연구에선 17.5%에 그쳤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월 자가 검사 키트를 허가하며 7월 23일까지 임상자료를 제출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전문가들은 자가 검사 키트에서 음성이 나왔어도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반드시 선별진료소를 찾아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미나 대한임상미생물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자가 검사 키트의 ‘가짜 음성’ 결과를 믿고 확진자가 활보하다가 유행세를 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도 “자가 검사 키트로 가짜 음성이 나온 뒤 일상생활을 했다가 감염을 일으키는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자가 검사 키트에 탄산음료를 부어 ‘가짜 양성’을 만들어내는 비법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돼 논란이 일었다. 로이터통신은 리버풀대 연구진 검증 결과 음료 14개 중 10개에서 자가 검사 키트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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