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땐 안 만나주더니” 5·18유족 서운함 토로에 윤석열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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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17일 17시 01분


대권 도전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7.17/뉴스1 © News1
대권 도전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7.17/뉴스1 © News1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광주를 찾아 5·18 유족에게 사과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복원실무협의회 복원 지킴이 회의실에서 오월어머니회와 차담을 나눴다.

오월어머니회 추혜성씨(63)는 “지난해 지방 검찰청 전국 순회 두 번째 일정으로 광주 고등·지방검찰청을 찾았지 않았냐”며 “그때 오월에 대한 생각을 들으려고 몇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우리를 만나지 않고 뒷문으로 빠져나가셨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윤 전 총장은 어머니의 손을 맞잡고 “그간 정치적으로 비칠까봐 뵙질 못했다”며 “작년 6월이었던 것 같은데 살피질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 전 총장이 광주 고등·지방검찰청을 찾았던 것은 지난해 6월이 아닌 2월20일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마음을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고 연거푸 사과하며 “자유·인권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정신은 광주를 떠나 국민적, 전 세계적 가치로 받아들여야 생각한다.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이야기하면 현 정부와 문제가 될까봐 공직 때 자제하느라 못 뵀다”고 해명했다.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지난해 2월20일 오후 광주 동구 산수동 광주지방·고등검찰청을 방문한 뒤 고등법원에 들어가자 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지난해 2월20일 오후 광주 동구 산수동 광주지방·고등검찰청을 방문한 뒤 고등법원에 들어가자 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이어 “국민들이 이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 번영과 통합, 밑거름이 되도록 크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어머니는 “옛 전남도청 복원을 기다리는 농성을 시작한 지가 오늘로 1775일째다. 오월정신의 중요성을 절절히 느끼고 계신다니 행보를 지켜보겠다”며 “지금부터라도 오월의 역사와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윤 전 총장은 오월어머니회와 차담 이후 옛 전남도청 별관에 마련된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 기념 ‘노먼 소프 기증자료 특별전’을 관람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이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에는 전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 소속 외신기자 노먼 소프가 1980년 5월 당시 촬영한 5·18 현장 사진 등 미공개 희귀자료 200여 점이 전시됐다.

윤 전 총장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영상에서 윤상원 열사의 모습과 전남 목포 시위 현장 모습 등을 유심히 살피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2월20일 오월어머니회는 지방 검찰청 순회 중인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오월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피켓을 들고 견해를 물었지만, 윤 총장은 답변하지 않고 승용차에 올랐다.

오월어머니들이 차량을 막고 항의했지만 법원과 검찰 직원 등이 이를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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