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먹고 돈 빌려” 핀잔에 살해…구속심사 침묵 출석

40대, 시신 정화조에 유기한 혐의도
"나이먹고 돈빌리냐" 소리 듣고 범행
"왜 살해했냐" 질문에 아무 대답 안해
양 발목 피묻은 붕대…이유 안 알려져

서울 마포구에서 전 직장동료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 등을 받는 남성이 구속심사에 출석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박보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살인 등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오후 1시30분께 경찰 호송차에 실려 모습을 드러낸 A씨는 “혐의 인정하는지”, “왜 살해했는지”, “미리 계획한 건지”, “유가족에게 할말 없는지” 등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A씨는 검정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양 발목에 피 묻은 붕대를 감은 채였는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A씨는 전 직장동료인 40대 남성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정화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께 USB를 두고 갔다며 B씨 사무실을 찾아 돈을 빌려달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씨는 “나이를 먹고 돈을 빌리러 다니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고, A씨는 이 말에 모욕감을 느껴 그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안의가 살펴본 결과 A씨가 소지하고 있던 둔기와 흉기로 인한 상처가 B씨의 사인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5일 A씨를 경북 경산시 일원에서 붙잡았고, 다음 날인 1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 사건은 지난 14일 오전 8시40분께 B씨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가 접수되며 시작됐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B씨 개인 사무실로 쓰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혈흔 등 범죄 혐의점을 발견했고, 현장 폐쇄회로(CC)TV 등 조사를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동선 추적 끝에 검거했다.

A씨는 사건 직후 B씨 시신을 여행가방에 숨겨 차량에 싣고 지방으로 도주, 경북 지역에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 정화조에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