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 오류로 탈락…법원 “불합격 취소하라”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19일 0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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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시험 문제 출제 오류로 탈락
법원 "정답없음 처리 타당…불합격 취소"

법원이 공인중개사 시험에서 문제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불합격 처리된 응시자들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A씨 외 116명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지난 2019년 10월26일 제30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응시했다. 해당 시험은 ‘민법 및 민사특별법’ 과목과 ‘부동산학개론’ 과목으로 구성된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각 과목은 문항당 2.5점으로 40문항 100점 만점으로 출제된다. 각 과목에 대해 40점 이상 득점, 두 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해야 합격자로 결정된다.

A씨 등은 각 과목에 대해 40점 이상을 취득했으나 두 과목 합산 점수가 117.5점(평균 58.75점)으로 합격기준에 미달해 불합격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시험 중 ‘부동산학개론’ 과목 11번 문제가 잘못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문제는 ‘부동산에 관한 수요와 공급의 가격탄력성에 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을 찾는 문제다.

공단은 ‘①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완전탄력적일 때 수요가 증가할 경우 균형가격은 변하지 않는다’를 정답으로 발표했으나 A씨 등은 이외의 다른 번호를 정답으로 선택해 오답처리 됐다.

A씨 등은 “틀린 지문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응시자 모두에게 정답이 인정돼야 한다”며 2019년 12월30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행정심판위는 지난해 6월2일 “정답에 출제 오류가 있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A씨 등은 “①번 지문은 옳은 설명에 해당하므로 문제에는 정답이 없어 모든 응시자들이 정답을 맞힌 것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이 경우 원고들의 두 과목 합산 점수는 모두 120점이 돼 합격기준을 충족한다”고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 등이 주장하는 해당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고 불합격 처분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할 때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완전탄력적일 경우 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더라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의 증가가 곧바로 지불용의가격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수요량 증가와 수요의 증가가 개념적으로 구분되지 않게 된다”며 ①번 지문을 ‘올바른 지문’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일반 응시자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 사건 문제의 정답으로 ①번을 선택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답 없음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모든 응시자들이 정답 없음으로 처리될 경우 A씨 등은 합격기준을 충족하게 되는 바 결국 공단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모두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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