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으로 필로폰 1kg 만든 30대 “교도소 동료에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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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19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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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이 압수한 필로폰 1kg. 뉴시스(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이 압수한 필로폰 1kg. 뉴시스(부산경찰청 제공)
주택가 원룸에서 마약류 필로폰 1kg를 직접 만든 뒤 유통을 시도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필로폰 1kg은 3만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불법 유통 가격 기준 33억 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A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올해 4월부터 경북 구미의 한 주택가 원룸에서 필로폰 1kg을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처방전 없이 약국 등에서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 중 특정 성분을 추출해 필로폰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방안 곳곳에 화학 약품을 분리하거나 섞는 계량컵과 원심분리기, 석션기 등 49종에 달하는 기구와 화학 약품 13종을 두고 필로폰을 만들었다. 필로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냄새를 빼기 위해 곳곳에 환풍기를 설치해 놓기도 했다.

A 씨는 5층짜리 원룸 꼭대기 층 2세대를 모두 빌린 후 공기를 외부로 배출할 수 있는 환기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마약 제조범들은 인적이 드문 은밀한 장소를 선택했지만, 이번에 검거된 A 씨는 도심 주택 밀집지역에서 제조를 시도했다”며 “외곽에 공장 등을 빌리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도심 원룸을 빌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시스(부산경찰청 제공)
뉴시스(부산경찰청 제공)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도소 동료 재소자로부터 제조법을 배웠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알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 씨 범행은 필로폰을 불법 유통하기 위해 부산으로 갔다가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덜미를 잡히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가 과거 필로폰 등을 불법 유통한 사실이 있는지 등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외에서 마약 밀반입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에서 마약류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많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5월엔 서울 종로 한 호텔 방안에서 중국인 마약 제조기술자 등이 필로폰 3.6kg을 제조하다 검거됐다. 2018년 경남 거제에선 30대 남성이 필로폰을 만들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경찰은 지속적으로 제조 및 공급사범 중심으로 단속 활동을 전개해 마약류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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