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공사장으로 돌진해 60대 인부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첫 재판에서 “죄송합니다”라며 재판 내내 눈물을 보였다.
유족 측은 “합의는 없다”며 “아버지 얼굴 한번 볼 수 없는채 보내드려야 했던 점이 힘들었다”라고 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박소연 판사는 20일 오전 10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모씨(31)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권씨는 이날 페이스실드에 마스크를 쓰고 수인복을 입은 채 나타났다. 재판 내내 고개는 숙였다.
앞서 권씨는 5월24일 오전 2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LPG충전소 앞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작업을 하던 A씨(61)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8%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4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권씨 측 변호인은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다음 기일까지) 넉넉하게 시간을 주시는 선처를 해달라”라고 말했다.
권씨는 앞서 1일 첫 반성문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여섯 차례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반면 유족 측은 6일 재판부에 진정서를 냈다. A씨의 유족은 이에 앞서 6월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뚝섬역 새벽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킨 30대 만취 벤츠 운전자 피해자 유가족입니다’라는 청원을 올리며 권씨의 처벌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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