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유학 대체 수요에
수도권 규제 따른 풍선효과 겹쳐
6월 부동산 소비심리지수 127.9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고치 기록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수도권 부동산시장 규제 정책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유학이 힘들어지자 4개 국제학교가 있는 서귀포시 영어교육도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 학부모가 몰리면서 영어교육도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수도권 밀집지역을 피해 제주로 일시 내려왔거나 정착한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방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부동산 수요가 생겨난 점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92%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누계 상승률은 2.80%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1%와 비교해 상당한 대조를 이뤘다.
제주지역 집값 상승은 아파트가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과 비교해 3.19% 오르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1.17%에 비해서도 훨씬 높았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은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강화 이후 투자 수요가 비(非)규제지역인 제주로 유입된 데다 제주시 연동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3.3m²당 평균 분양가가 역대 최고인 2750만 원에 이르는 등 고가 분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이 이들 아파트 상당량을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비율은 2018년 17.8%, 2019년 15.7%로 하락하다가 지난해 19.0%로 반등했다. 올해 5월까지는 25.6%로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대림e편한세상2차 전용면적 139m² 아파트(8층)가 1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2019년 12월경 거래가격 8억7000만 원 선에 비해 3억8000만 원이 올랐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조사한 지난달 제주지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7.9로 5월 119.0보다 8.9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8년 12월 관련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로 1년 전과 비교하면 37.1포인트가 급등했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단계로 구분한다.
제주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제주시 인기 아파트나 특정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있지만 외곽 지역에서는 침체 상황이 여전하기 때문에 투자 목적이라면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