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더위가 시작하는 중복인 2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여름 보양식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높은 도살량이 ‘비윤리적인 도살 방식’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복날이 되면 한국인들은 바닥 난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 닭죽이나 삼계탕 등 보양식을 찾아 먹곤 하는데 이날 높은 도살량에 비례해 더 빠른, 잔인한 방식으로 많은 동물들이 도살된다는 것이다.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7월 도살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간 7월에만 매달 평균 1억 1000만여 마리의 닭이 도살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일 동물권 운동단체 ‘서울애니멀세이브’는 초복(11일)을 대비해 경기도 북부의 한 도계장에서 비질(도축장 등을 방문해 목격하고 기록해 공유하는 행동)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도계장은 국내 닭고기 업체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서울애니멀세이브에 따르면 트럭에 실린 닭은 ‘육계’로 불리는 닭이었다. 육계는 무게에 따라 호수가 달라지는데 지육 기준 950g~1050g는 10호다. 닭이 아닌 30일 된 병아리인 셈이다. 다큐멘터리 ‘도미니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자연 상태의 닭이 동일한 크기로 성장하려면 3배 정도, 약 96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해당 양계장에서는 육계로 사육되는 닭이 먹는 사료에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를 함께 급여해 닭의 크기를 키우고 있다. 인간이 원하는 일정한 무게가 되면 도계장으로 운송되어 도살된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닭을 산출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비윤리적인 도살 방식의 문제를 인지해 무항생제 사료를 쓰고 동물복지 인증을 받는 양계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이 같은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외에도 ‘보신탕’을 위해 개들을 무참히 도살하는 현장도 발각돼 논란이 됐다.
초복을 이틀 앞둔 9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은 한국 개들이 어떻게 학대적으로 도살, 매매되는지 장기간 잠입 조사했다.
개들은 모두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 1항의 1호(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와 2호(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위반하는 지극히 잔혹하고 학대적인 방식으로 도살됐다.
이런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가 개도살 금지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1인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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