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확진자 쏟아져도… ‘원정유흥’ ‘불법영업’에 방역전선 곳곳 구멍
非수도권 피서지 ‘풍선효과’ 인파
“해수욕장 주변 술집에선 매일 대규모 파티가 열린다고 보면 됩니다.”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해수욕장 인근에서 서핑 강습을 하는 A 씨(23)는 “양양 바닷가의 펜션 등 숙박시설에 딸린 수영장에서 대규모 인원이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풀 파티’를 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밤이 되면 술집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 시끄럽게 음악을 튼다. 옆 가게에서 트는 음악 소리가 묻힐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양양군은 18일까지는 8명까지 모임이 가능했고, 19일부터는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지만 허용 인원을 초과하는 술자리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확진자 역대 최다인데 비수도권 ‘원정 유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일(0시 기준) 1784명으로 일주일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지만 방역수칙을 어기는 유흥객들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수도권 여행객들이 강원도 등 비수도권 피서지로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2일부터 수도권에 ‘거리 두기 4단계’ 기준이 적용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핑을 즐기는 20, 30대가 많이 찾는 양양군 일대 바닷가 카페와 술집 등에선 밤마다 클럽 음악과 함께 술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강릉시가 19일부터 거리 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차로 30분 거리인 양양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모이고 있다. A 씨는 “강릉에 확진자가 많이 나왔지만 양양을 찾는 사람들은 아직 많다. 강릉에 놀러 가려던 사람들 중에 양양으로 행선지를 바꾼 경우도 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파티 인증샷’이 매일 수십 건씩 올라온다. 20대 B 씨는 19일 ‘풀 파티’가 이뤄지는 양양의 한 레스토랑 사진을 SNS에 올렸다. 사진에는 수영장 안에 설치된 테이블 등에서 20여 명의 젊은 남녀가 마스크를 벗은 채 술과 음식을 먹는 모습이 담겨 있다. B 씨는 “발열 검사 및 QR코드 확인 등은 있었지만 방역수칙을 안 지키는 이들도 몇몇 보였다. 식당 근처 게스트하우스 등에선 헌팅이 이뤄지거나 남녀가 무리 지어 어울리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
같은 날 이곳을 찾은 김모 씨(22)는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2시간 동안 기다려서 겨우 들어왔다”는 글을 남겼다.
직장인 정모 씨(29)는 “28일부터 2박 3일간 친구 2명과 양양에 놀러가기로 했다. 서핑도 하고 ‘풀 파티’에도 가려고 한다. 원래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코로나19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급하게 새로 인원을 꾸렸다”고 말했다.
○ 강남 일대 불법 유흥주점서 90명 적발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90명이 20, 21일 불법 영업이 이뤄진 유흥주점을 방문해 적발됐다. 2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20일 오후 11시경 서초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업주와 종업원, 손님 등 33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단속 당시 이들은 경찰의 출입구 개방 요청에도 문을 잠근 채 다른 문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경찰은 출입문을 강제 개방하고 업소 내부에 진입해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업주는 해당 업소가 집합금지 조치된 곳임에도 ‘멤버십’ 형태로 예약 손님들만 입장시키는 방법으로 영업을 지속해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오후 10시 55분경 불법 영업을 하던 강남구 삼성동의 한 일반음식점에서 업주와 손님 등 37명을 적발했다. 송파경찰서는 21일 가락동의 노래방 2곳이 불법 영업 중이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각각 9명, 11명 등 총 20명을 적발했다.
경찰은 “3일부터 18일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유흥시설 불법영업 특별단속을 진행해 215건 1465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으로 단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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