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靑-추미애 탓하는 與… 野 “몸통은 文, 사과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2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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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2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전날에 이어 침묵을 이어갔다. 김 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파상공세에 나선 가운데 정치 공세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야권은 계속해서 “몸통은 문 대통령”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 野 총공세 “몸통은 文”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해 ‘청와대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며 “젊은 세대가 구(舊) 문재인과 현(現) 문재인을 대비하며 조롱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참 후퇴시킨, 선거 개입을 넘어선 선거 조작 사건”이라며 “김 전 지사 한 사람 구속됐다고 끝날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여권 전반으로의 전선 확대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 전 지사 유죄 판결을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 논란으로 끌고가겠다는 포석이다.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맞붙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어차피 금메달을 딸 올림픽 유력후보라면 도핑을 해도 상관없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여권 일각의 ‘2017년 대선은 문 대통령의 승리가 예견돼 있었다’는 주장을 비판한 것.

야권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론 조작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침묵을 지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정권 출범의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은 최측근의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 與, 반성 없이 사법부 성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사법부 판결을 비판하며 야권의 대통령 사과 요구 및 정권 정통성 공격에 대한 차단에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대법원의 유죄 확정은 유감스럽다”며 “유능한 지사이자 착한 정치인이었던 김 전 지사를 잃은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을)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 매도하는 분들이 있다”며 “국정원이나 국군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한 국정원 댓글 조작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선 주자들도 ‘진심’을 근거로 대법원을 성토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판단은 몹시 안타깝다”며 “개인적인 믿음으로 볼때 김 전 지사의 진실성을 믿는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CBS 라디오에서 “법원이 정황 중심으로만 판단한 것 같다”며 “김 전 지사의 진심도 믿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권 내에서는 2018년 당 대표 재직 당시 댓글 수사를 촉구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두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추 전 장관을 향해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라는 세 번 자살골을 터뜨린 해트트릭 선수”라며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치 내가 김 전 지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세력을 분열시키려는 국민의힘의 계략”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전 대표님, 지금 대권주자님의 용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선에 꿩(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잡는 매가 되겠다고 나왔는데, 꿩은 못 잡고 바둑이 김경수만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둑이’는 드루킹 일당이 김 전 지사를 지칭했다는 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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