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빨래방과 인형뽑기 점포에 이어 아이스크림 가게까지 동네마다 늘어나고 있는 무인점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로 눈총을 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이후 유흥업소와 노래연습장 등이 집합금지 조치된 가운데 음식점과 카페도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금지, 밤 10시 이후 영업 금지라는 엄격한 방역조치가 시행 중이지만 이들 무인점포의 경우 취식행위는 물론 심야에 술을 마시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경우 최근 골목마다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의 경우 낮 시간대에는 폭염을 피해 모인 동네 주민들의 모임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방과 후나 학원이 끝난 직후 간단한 제과나 빵, 음료수 등을 먹을 수 있어 인기다.
일산동구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업소는 인근에 학원이 밀집한 탓에 오후에는 20㎡ 미만의 좁은 업소 안에는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 10여 명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마스크를 벗은 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학생들은 “학원차가 출발하기 전까지 더위도 피하고 친구들과 잡담도 할 수 있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시각 인근 카페는 인원수를 제한하고, 테이블 거리두기에 손님마다 체온을 재고 ‘안심콜’(출입관리시스템)로 전화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의 경우 편의점이나 카페 등 등록업과는 달리 자유업종에 해당해 고양시에서는 점포 현황파악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무인점포인 빨래방과 인형뽑기방은 최근 밤 10시 이후 갈 곳을 잃은 취객들의 모임 장소로 전락했다.
편의점은 물론 공원 등 야외에서 밤 10시 이후 음주와 취식 행위가 금지되고 단속도 강화되자 일부 젊은층은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산 뒤 가까운 빨래방을 찾고 있다. 빨래방의 경우 24시간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테이블까지 갖추어진 곳이 많고, 관리인도 없는 가운데 야간에는 이용객들도 적어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
이연직씨(44·고양 일산동)는 “야간에 산책을 하다 빨래방 안에서 남자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봤는데 돌아가는 세탁기는 전혀 없어 ‘취객이구나’ 생각했다“며 ”이 시국에 동네 한가운데서 심야에 이래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인점포인 인형뽑기방도 관리인이 없는 점을 이용한 일부 주민들의 일탈로 눈총을 받고 있다. 일산의 한 지역 커뮤니티에는 ‘일산동구의 한 상가지역 외진 건물에 위치한 인형뽑기 업소에서 한밤중 더위를 피해 나온 일가족이 좁은 업소 한쪽에 아예 돗자리까지 깔고 아이들과 간식을 먹고 있어 어이가 없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무인점포들이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대상이 아니여서 업소에 방역물품 배부와 안심콜 전화번호를 부여하고 점주들에게 방역 동참을 호소하는 것이 전부”라며 “확진자 폭발과 이로 인한 4단계 연장 속에서 시민들이 좀 더 경각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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