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男 구조한 이요한 씨 “밧줄 꽉 움켜진 손에서 생존 의지 느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6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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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물에 떠 있는 사람이 살아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16일 오전 6시 15분경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인근. 수상스키 오전반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보트를 타고 양화대교로 향하던 수상레저 강사 이요한 씨(40)의 눈에 저 멀리서 물 위에 떠 있는 무언가가 보였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의 모습과 비슷해보였다. 이 씨는 “옷과 신발을 보는 순간 제발 살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가갔다”며 “그때 미세하게 움직이는 손을 보고는 아직 살아 있다는 확신이 들어 곧바로 보트에 있던 구조 밧줄을 꺼내 던졌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교습생들에게 “일단 사람부터 살리자”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이 씨는 밧줄을 끌어당겨 물에 빠진 A 씨를 보트 위로 끌어올렸다. 소방 등에 따르면 이 씨가 구조한 남성은 이날 새벽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인근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중년 남성 A 씨였다.

이 씨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밧줄을 놓치지 않으려 두 손으로 꽉 움켜쥔 그 분의 손이 아직도 생각나요. 살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졌거든요. 망설이지 않고 밧줄을 던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몸을 떨고 있는 A 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수상레저 교육업체 사무실로 데려가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잠시 몸을 녹인 A 씨는 119구조대에 인계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씨는 2019년 9월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도중 물살에 휩쓸린 시민 100여 명을 구조한 의인이기도 하다. 당시 선착장 인근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 씨는 참가자들이 급류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직원들과 보트 3대에 구명조끼를 가득 싣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생명을 구했다. 이 경기에 참여했다가 실종된 사망자를 구조한 것도 이 씨다. 이 씨는 이 공로로 행정안전부에서 ‘참 안전인상’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생명존중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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