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의 국내 수급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장기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장 50대는 물론이고 3분기(7~9월) 접종계획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6일 브리핑에서 “모더나 측에서 생산 관련 이슈가 있다고 23일 통보했다”며 “사실관계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행정적·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계약한 모더나 백신은 4000만 회(2000만 명)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115만2000회분만 들어왔다. 7월에 104만 회분이 도입됐는데, 이는 예정된 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는 하반기에 모더나와 화이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더나 공급에 계속 문제가 생기면서 화이자 의존도가 높아졌다. 50대의 경우 첫째 주(26~31일)에 수도권은 화이자, 비수도권은 모더나를 맞는다. 둘째 주부터는 수도권·비수도권 모두 화이자를 맞는다. 50대 사전예약자는 617만2063명이다. 대부분 모더나 대신 화이자를 맞게 되면 8월 말로 예정된 20~40대까지 연쇄적인 접종 차질이 우려된다. 26일 기준 국내에 남아있는 백신은 화이자 291만2300회분, 모더나 108만2500회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모더나 위탁생산 계약 시제품이 8월 말이나 9월 초에 나온다”고 말했다. 대량생산과 실제 접종 시점은 빨라야 9월에나 가능해 보인다. 위탁생산 물량이 국내에 공급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모더나만 문제가 아니다. 노바백스 백신(4000만 회분)도 현재로선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 노바백스는 아직 최종 허가를 받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 올해 안에 접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9월까지 ‘전 국민 70% 1차 접종’이라는 정부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라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심각한 상황에서 ‘접종 공백’이 길어지면 방역은 더욱 어려워진다. 중수본은 “(모더나 공급 차질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한 뒤 신속히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차접종 연구결과에서는 1·2차 때 아스트라제네카만 맞은 것보다 2차 때 화이자를 맞은 경우 예방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를 맞은 뒤 심근염으로 사망한 20대 남성에 대해선 접종 인과성이 인정됐다. 백신 접종 후 심근염 사망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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