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도입량, 예정 물량 절반 안돼
내주 55~59세 대부분 화이자로 대체
8월말 20~40대 접종까지 연쇄 영향
정부, 모더나 통보 사흘 지나서 밝혀
모더나 백신의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내 공급 차질의 장기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장 50대는 물론이고 3분기(7∼9월) 접종 계획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6일 브리핑에서 백신 도입 일정에 대한 질의에 “모더나 측에서 생산 관련 이슈가 있다고 통보했다”며 “사실관계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행정적·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 측의 통보 시점은 사흘 전인 23일. 정부는 주말 동안 확인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의를 받고서야 모더나 측의 통보 사실을 공개했다. 정부가 계약한 모더나 백신은 4000만 회(2000만 명)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115만2000회분만 들어왔다. 7월에 104만 회분이 도입됐는데, 이는 예정된 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는 하반기에 모더나와 화이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더나 공급에 계속 문제가 생기면서 화이자 의존도가 높아졌다. 50대의 경우 첫째 주(26∼31일)에 수도권은 화이자, 비수도권은 모더나를 맞는다. 둘째 주부터는 지역 구분 없이 대부분 화이자를 맞는다. 수급 불안이 길어지면 8월 말로 예정된 20∼40대까지 연쇄적인 접종 차질이 우려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도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모더나 위탁생산 시제품이 8월 말이나 9월 초에 나온다”고 말했다. 대량생산과 실제 접종 시점은 빨라야 9월에나 가능해 보인다. 위탁생산 물량이 국내에 공급될지도 불확실하다.
모더나만 문제가 아니다. 노바백스 백신(4000만 회분)도 현재로선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 노바백스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에서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 올해 안에 접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렇게 되면 9월까지 전 국민 70% 1차 접종, 11월까지 집단면역 실현이라는 정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장 ‘접종 공백’이 길어지면 4차 유행 방역은 더욱 어려워진다. 정부 관계자는 “모더나 공급 차질은 생산 공장의 문제로 추정한다”며 “8월 물량은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제대로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화이자를 맞은 뒤 심근염으로 사망한 20대 남성에 대해 접종 인과성이 인정됐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심근염 사망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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