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물로 샤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장질환이 있다면 찬물샤워는 피하는 것이 좋다.
27일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운동 등 땀을 흘린 뒤 급하게 찬물로 샤워를 할 경우 더운 날씨에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한다”며 “이로인해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열을 식히기 위해 급하게 찬물을 끼얹다간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파열돼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해 심정지가 일어날 수도 있어 삼가야 한다.
심장질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더운 날씨에 외출을 피하고 수분을 꾸준히 보충하는 것이다.
날씨가 더우면 우리 몸은 땀을 배출하기 위해 피부 혈관들이 확장돼 혈액이 피부 주위로 몰린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탈수가 진행돼 혈액량이 줄어든다.
그럼 심장은 혈압을 유지하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그리고 더 세게 뛴다. 또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앓았던 환자나 심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은 환자라면 폭염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심장병 환자, 운동은 아침보단 저녁에 주 3~5회씩 30~60분간
더운 여름엔 한낮 외출뿐 아니라 아침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아침은 심장에 가장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가 잠에서 깨면 교감신경은 우리가 자는 동안 작용이 줄었다가, 잠에서 깨면 활성화된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장 박동수를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린다.
김대희 교수는 가급적 아침보다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을 할 것을 추천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고 있어, 걷기 운동을 한다면 날씨가 선선한 시간대에 가급적 사람이 몰리지 않는 넓은 야외 공간에서 해야 한다. 빨리 걷기 운동은 일주일에 3~5회씩 30~60분간 지속하는 게 좋다.
◇열 질환 예방 위해선 수분과 전해질 보충 중요
심장병 환자들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혈액량이 감소하고 전해질 균형이 깨진다. 그 결과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등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
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신체활동을 할 경우 몸의 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의 혈류 순환량과 발한량이 증가한다. 체중의 4∼5% 정도 탈수가 일어나면 인체 기능은 물론 운동 능력도 현저히 저하된다. 또 혈액 속 혈장량이 줄고 체온 조절기능이 떨어져 심각한 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수분 섭취는 150∼200밀리리터(ml) 정도의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땀으로 소비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김대희 교수는 “운동 중 가슴이 조이는 통증이나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실신 또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심장질환자는 증상을 방치할 경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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