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눔]‘ESG 경영’에 사활 건 기업들
코로나로 일회용품 사용 늘자 제품 포장부터 친환경으로 바꿔
아이쿱생협, 종이팩에 생수 포장… 용기 반납하면 포인트로 돌려줘
요기요, 친환경 배달 클래스 열고, 식당 점주들과 용기 배출법 등 공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기업들 사이에서 화두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따르는 소비 활동인 ‘미닝 아웃(Meaning Out)’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에 ESG 경영은 고객 확보의 열쇠가 됐다.
올해 여름에는 폭염과 이상고온으로 친환경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종이·생분해 비닐… 진화하는 친환경 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회용품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포장재로 인한 환경 파괴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기업들은 포장재를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고 있다.
아이쿱생협은 최근 생수 ‘기픈물’을 출시하며 플라스틱 용기를 종이팩으로 대체했다. 종이팩은 플라스틱이나 유리 등 다른 소재보다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이 적다. 종이팩을 만드는 종이는 FSC 인증을 받은 종이를 활용한다. FSC 인증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에 주어진다. 종이팩의 뚜껑은 사탕수수 소재를 활용했다.
소비자는 사용한 종이팩을 아이쿱생협이 운영하는 매장에 가져가면 개당 20원을 포인트나 재활용휴지로 돌려받을 수 있다. 수거된 종이팩은 다시 페이퍼타월이나 롤휴지로 재탄생한다.
아이쿱생협은 김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해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육류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나 선물 포장의 플라스틱 손잡이, 베이커리의 플라스틱 칼 등도 종이 재질로 바꿨다.
퍼시스그룹의 생활가구전문 브랜드 일룸은 4월부터 산화 생분해 비닐을 포장재로 사용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산화 생분해 비닐은 공기와 빛이 있는 곳 어디에서든 자연적으로 산화해 미생물의 먹이로 생분해된다. 일룸은 대부분 제품 포장에 ‘종이 포장재’를 주로 사용하되 제품 포장 특성상 비닐이 필요한 경우에는 산화 생분해 비닐을 이용한다.
이는 친환경 생산공정인 ‘에코 디자인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에코 디자인 프로세스는 자재 투입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가구가 생산되는 전 과정에 친환경 공정을 적용한다. 박종석 일룸 구매팀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구 교체 수요가 늘고 포장재 사용도 증가했다”며 “저렴하게 구입해 사용한 후 부담 없이 버리는 패스트 퍼니처 가구보다는 슬로 퍼니처를 지향하며 친환경 가치를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려진 의류 ‘신상’으로 탈바꿈
친환경 가치를 기업 운영 전반에서 나누는 기업도 늘어났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는 식당 점주들과 함께 ‘친환경 배달 클래스’를 열었다. 6월 요기요에 입점한 점주들을 대상으로 열린 교육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장과 직원과의 대담 형식의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됐다.
교육에서 홍 소장은 매장에서 직접 실천 가능한 환경 보호 방법 3가지 △친환경 용기 사용 △다회용기 사용 △분리배출 제대로 하기를 소개했다. 점주들은 다회용기 사용을 통한 환경 보호 방법, 친환경 용기 사용의 오해와 진실, 매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등을 배웠다.
요기요는 향후 입점 매장을 대상으로 모든 점주가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정욱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파트너마케팅팀 파트장은 “MZ세대에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식당 점주들도 친환경을 접목한 매장 운영에 고민이 많아 교육 집중도와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버려진 의류가 ‘신상’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2012년부터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과 기능을 더한 것) 패션 브랜드인 ‘래코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버려지는 의류 재고를 수작업으로 해체해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의류를 만들어 시장에 선보였다. 신상으로 재탄생하는 의류들은 소각을 앞둔 3년 차 재고품이다. 래코드는 브랜드 론칭 이후 약 4만 장의 재고 의류를 활용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리버스’, ‘리터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리버스는 지난해 상품을 다시 디자인해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 내는 방식이며 리터치는 올해 제품 디자인을 일부만 수정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환경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패션 제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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