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고군도는 ‘플라스틱 다이어트’ 중… 카페들 친환경 빨대 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9일 14시 47분


안영배기자 ojong@donga.com
안영배기자 ojong@donga.com
16개 유인도와 47개 무인도로 이뤄진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 100m를 걸어 나가도 물이 허리까지 밖에 차지 않는 명사십리해수욕장을 비롯한 아름다운 해변과 정겨운 어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2017년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놓이면서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섬에는 활기가 돌았지만 골칫거리도 생겨났다. 섬에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고군산군도에서 ‘플라스틱 다이어트’라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이 때문이다.

● 플라스틱 빨대 ‘NO’, 친환경 빨대 ‘YES’


27일 오전 11시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의 한 카페. 가족, 연인 등 관광객이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갈증을 풀어줄 음료가 담긴 잔에는 특별한 빨대가 꽂혀 있었다. 플라스틱이 아닌 갈대 빨대다.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에 있는 21곳 카페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친환경 갈대 빨대.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에 있는 21곳 카페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친환경 갈대 빨대.
이 카페에서는 이달부터 갈대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빨대를 쓰고 있다. 한 달에 플라스틱 빨대를 6000개 정도 사용했는데, 친환경 빨대를 쓰면서 100L 짜리 종량제 봉투 하나 분량의 쓰레기가 줄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광욱 씨(43)는 “영업을 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배출돼 마음이 불편했는데 갈대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빨대를 사용하면서 쓰레기가 줄고 손님들도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경기 포천시에서 휴가를 온 노성현 씨(38)는 “환경을 지키자는 취지에 100% 공감한다”며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 가져가서 재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군산군도에서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는 곳은 이 곳뿐이 아니다. 21곳 카페 모두 친환경 빨대를 쓴다. 가족과 함께 섬을 찾은 김은정 씨(41·여)는 “집에서 스테인리스 빨대를 쓰는데 이번에 갈대로 만든 빨대를 처음 봤다”면서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 돌아가면 지역 커뮤니티에 홍보 글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했다.

● 새만금개발공사 에코섬 만들기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를 친환경 섬으로 만들기 위해 ‘플라스티 다이어트’에 동참한 카페 점주들과 새만금개발공사 관계자 등이 손 팻말을 들어 보이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 제공.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를 친환경 섬으로 만들기 위해 ‘플라스티 다이어트’에 동참한 카페 점주들과 새만금개발공사 관계자 등이 손 팻말을 들어 보이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 제공.

고군산군도의 플라스틱 다이어트는 새만금개발공사의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장기적으로 진행할 사회공헌활동을 찾기 위해 주민과 머리를 맞댔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친환경 섬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한국서부발전과 SK E&S가 프로젝트에 동참해 친환경 빨대 구입에 힘을 보탰다. 올해 말까지 21곳 카페에 무상으로 친환경 빨대가 공급된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카페에서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가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환경 여행 실천을 인증한 관광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텀블러버 행복드림’과 ‘기후다짐러 액션인증’ 챌린지도 진행한다.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빨대 하나를 바꿨다고 친환경 섬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갈대 빨대는 여행객과 주민에게 기후위기와 환경 보전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충분한 소품이 됐다”며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시책으로 친환경 섬으로 가꾸는데 한 발짝 더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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