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올 4월 제기한 사실이 29일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강 씨가 인권위를 상대로 낸 권고 결정 취소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9월 7일 진행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올 1월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시 등에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권고를 결정했다. 당시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고, 집무실에서 손을 만진 행위만을 사실로 인정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을 통해 “피해자의 주장 외에 참고인 진술이나 입증 자료가 없는 경우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일반적 성희롱 사건보다 사실관계를 엄격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씨 측 소송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권위의 결정으로 고인과 가족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돼 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위가 박 시장의 사망으로 실체적 진실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성희롱이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표현했다”면서 “편파적이고 부실한 인권위 조사 과정이 재판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피해자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인권위 결정은 실제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최소한만 인정된 아쉬운 결정이었다”면서 “피해의 정도가 인권위 발표 내용보다 더 심각하고 무거웠음이 판결을 통해 인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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