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정점 ‘학원 감염’ 몸살…“대면 최소화, 원격수업을”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30일 14시 23분


서울의 한 학원가를 찾은 학생들 모습. 2021.7.28/뉴스1 © News1
서울의 한 학원가를 찾은 학생들 모습. 2021.7.28/뉴스1 © News1
여름방학이 절반을 넘어서고 조만간 2학기 개학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학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례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학원별로 방역 역량이 천차만별인 데다 무더워 속 환기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도 많아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학원 관련 시내 집단감염 사례가 연이틀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영등포구 한 학원 종사자가 지난 23일 처음으로 확진된 이후 학원생, 가족 등으로 전파돼 이날 0시 기준 관련 확진자가 11명까지 늘었다.

해당 학원은 미취학 아동들이 장시간 이용하는 시설로 식사·체육·놀이 활동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사와 아동간 밀접 접촉이 있었고 통학차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전파가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서는 전날에도 마포구 한 미용실에서 서대문구 학원으로 이어지는 연쇄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미용실 이용자의 직장 동료 1명이 지난 17일 최초로 확진된 이후 이용자와 종사자, 가족 등으로 전파가 이뤄지면서 서대문구 학원 종사자·수강생까지 확진돼 전날 0시 기준 관련 확진자가 20명 발생했다.

확진자가 나온 학원은 자연 환기를 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수업 중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경기 화성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최초로 학생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인근 태권도학원으로 옮겨붙어 집단감염으로 번졌다. 지난 25일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이날 0시까지 20명이 확진됐다.

부산시교육청의 경우 북구 소재 학원 관련 학생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관내 400여개 학원에 대해 오는 8월1일까지 휴원 권고를 내렸다. 지난 27일 북구 한 학원에 다니는 초·중학생 12명이 확진됐는데 이들이 다닌 학원·교습소만 15곳에 달한 것으로 조사된 데 따른 조치다.

교육계에서는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거나 여름방학에 돌입해 등교가 이뤄지지 않아도 여름방학 기간 학원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중·고등학교는 대부분 8월17~20일에, 초등학교는 8월23~27일에 2학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일부 학교는 8월 첫째 주에 개학을 맞는 곳도 있어 학원발 감염이 학교를 통해 확산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학교별로 여름방학 기간 학원·교습소·과외 수강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가정통신문을 일괄 배포했다. 사교육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 비대면수업을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동안 만이라도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밝혔다가 학원가 반발을 샀지만 “학생 감염 원인을 분석하면 20% 정도는 학원 등에서 이뤄진다”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감염병 전문가 사이에서는 여름철 학원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만큼 교육당국이 원격수업 전환을 권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면 에어로졸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학원에서도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원격수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학 보건교육포럼 수석대표(경기 시흥 은행중 보건교사)는 “학원의 경우 창문 자체가 없어 환기가 불가능하거나 방역 인력을 둘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방역 상황이 천차만별”이라며 “방역이 취약한 학원에 대해서는 교육당국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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