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40대 남성, 5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2개월 만에 ‘델타 플러스’ 돌파 감염
백신 항체 뚫렸지만 위중증 예방
“백신, 각종 변이에도 위중증 예방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플러스’의 국내 첫 감염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지 2개월여 만에 돌파감염이 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다만 증상은 경미했다.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해도 위중증 예방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내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 사례가 2명 확인됐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해외 여행 이력이 없는 국내 40대 남성이고, 두 번째는 해외유입 사례였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에서 델타 플러스에 감염된 수도권 거주 40대 남성 A 씨는 3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5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하지만 지난달 말 가벼운 발열 등 증상으로 검사를 받아 코로나19에 확진됐고, 같은 달 30일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가 검출됐다.
델타 플러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는 인도발 ‘델타 변이’에서 파생된 바이러스다. 항체 내성 돌연변이 탓에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도 백신 접종을 마친지 약 2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지만 델타 플러스 변이가 항체를 뚫고 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다만 A 씨는 증상이 경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이 위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A 씨의 둘째 자녀도 코로나19로 확진돼 방역당국이 변이 감염 여부를 분석 중이다. A 씨의 아내와 첫 자녀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둘 다 지난달 중순 발열과 미각·후각 손실 등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A 씨의 첫 자녀가 다닌 학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A 씨의 직장 동료 등 다른 접촉자 조사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없었다.
방역당국은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을 완벽히 차단하지 못할지라도 위중증 위험을 줄이는 효과는 분명하므로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일 “5, 6월 코로나19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위중증 및 사망자의 93.5%가 백신 미접종자”라며 “예방접종을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발견된 어떤 변이든 백신을 맞는 것이 위중증 악화 예방 등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델타 플러스 변이나 페루발 ‘람다 변이’ 등에도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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